자체 특별감사 결과 발표
"국가유산 관리 방해 및 사적 유용 확인"
궁능유적본부장 직위해제 및 중징계 요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의 첫 재판이 24일 오후에 열렸다. 김 여사가 법정에 들어와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2025. 9. 24. 사진공동취재단
국가유산청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국가유산 사적 유용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국보인 경복궁 근정전 어좌(御座)에 앉거나, 종묘에서 사적인 차담회를 여는 등 국가유산을 사유화하고 관리 행위를 방해했다는 자체 감사 결과에 따른 조치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 사적(私的) 유용 의혹과 관련한 자체 특별감사를 마무리하고, 김 여사를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지난해 11월부터 차장 직속 임시 특별감사반을 가동해온 결과다. 지난 12월 종료돼 경찰에 인계된 특별검사 수사와는 별개로, 주무 부처인 국가유산청이 자체적으로 확인한 위법 사항에 대해 행정적·법적 책임을 묻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국가 공식행사나 외빈 접견이 아님에도 사적인 목적으로 종묘 망묘루에서 차담회를 연 것으로 드러났다. 휴관일에 비공개로 경복궁을 방문해 단순 관람을 넘어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를 시찰하거나,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행사 사전 점검을 명목으로 대통령의 지휘·감독 권한을 월권(越權)한 사실도 확인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김 여사가 경복궁 근정전 내부의 어좌에 앉는 등 국가유산청의 정당한 관리 행위를 방해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의 첫 재판이 24일 오후에 열렸다. 김 여사가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2025. 9. 25. 사진공동취재단
국가유산청은 대통령실의 위세를 앞세워 국가가 관리하는 재화와 용역을 사적으로 사용·수익한 불법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형법상 공무집행방해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그리고 문화유산법상 관리행위 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고발장을 접수했다.
김 여사의 요구를 막지 못한 내부 인사에 대한 고강도 문책도 단행했다. 국가유산청은 사적 차담회 당시 그 목적을 내부에 알리지 않고 담당 직원들을 배제한 채 행사를 진행하도록 방조한 궁능유적본부장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를 내렸다. 아울러 청탁금지법상 부정 청탁에 따른 직무수행 금지 조항 위반 등을 물어 인사혁신처에 중징계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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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궁궐 등에서 활용되는 재현 공예품 등 정부 미화 물품에 대한 별도 관리 규정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 허민 청장은 "국가유산이 특정 권력에 의해 사적으로 유용돼 그 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면서 "관련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관리 체계를 엄격히 정비해 동일한 사례의 재발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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