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들, 구형 파운드리 비중 축소
AI 확산으로 공급 줄고 수요 증가
가동률 90% 중후반, 캐파 증설 중
DB하이텍이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반도체 수요 확대로 생산공장을 사실상 '풀가동'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8인치 기반의 구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비중을 본격 축소하면서 DB하이텍이 레거시 시장 입지를 빠르게 강화할 전망이다.
2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최근 공장 가동률은 90% 중후반까지 끌어올렸다. 부천·상우캠퍼스의 평균 가동률은 구형 파운드리 업황이 회복되기 시작한 2024년 말 70% 수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3분기 92.6%까지 상승했다. DB하이텍은 상우캠퍼스 캐파 증설에 착수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90%를 상회하는 평균 가동률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DB하이텍은 8인치(200㎜)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한다. 최신 12인치(300㎜)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레거시 공정에 해당한다. 선단공정에 이를수록 더 큰 웨이퍼로 더 많은 칩을 생산할 필요가 커지면서 구형으로 밀려난 것이다. 그러나 AI 확산으로 8인치 공정에서 생산되는 전력반도체(파워 IC)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팹 가동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TSMC가 12인치 웨이퍼 기반의 선단공정에 집중하면서 수혜가 더 커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인치 캐파 감축에 들어갔고, TSMC 역시 같은 해부터 공식적으로 생산능력 축소에 나섰다. 내년까지 일부 팹을 완전히 폐쇄할 계획이다. 애초 8인치 공정 가동률이 낮았던 삼성이나 로직 공정 위주의 TSMC는 DB하이텍과 시장 포지션이 겹치진 않지만, 시장 전반의 캐파 축소가 수혜 확대로 이어질 거란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8인치 반도체 생산능력은 전년 대비 0.3% 감소했으며, 올해에는 여기서 2.4% 더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글로벌 8인치 가동률은 85~90% 수준으로 지난해 75~80% 대비 크게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어 8인치 공정 협상력이 공급업체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인다. 고객사에선 생산능력 혼잡 가능성을 고려해 주문을 앞당겼고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DB하이텍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806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을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1.1% 증가한 수치다. 연간 영업이익은 28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또 상우캠퍼스 증설을 통해 월 3만5000장 규모의 캐파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 폐수처리시설 인허가가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클린룸 건설 등 주요 스케줄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르면 내년 말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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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는 납기·원가 등 고객사 신뢰로 대응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흐름이 상당히 우호적이지만, 레거시 공정에선 (중국과의) 기술적 차별점이 크지 않다"며 "납기와 칩 사이즈 축소, 원가·수율 경쟁력 등이 DB하이텍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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