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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넘는 '에너지 유목민'…싼 전기료 찾아 해외로 떠나는 K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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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로·화학·전력설비까지
전기요금이 공장 입지 바꿔
"에너지가 경쟁력"…생존 전략 재편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면서 전기료가 싼 지역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거나 해외에 새 공장을 짓는 제조업체들이 늘고 있다. 전기요금이 단순한 비용 항목을 넘어 공장 입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미국 전기로 제철소 건설 부지로 루이지애나를 선택한 배경에는 에너지 비용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산 270만t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약 58억달러(약 8조원)로, 올해 착공해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최근에는 공장 부지 확보도 마무리했다. 앞서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 제련소 건설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전기요금이 주요 요인으로 언급된 바 있다.

국경 넘는 '에너지 유목민'…싼 전기료 찾아 해외로 떠나는 K공장 현대제철 전기로에서 생산해 건축물 뼈대로 사용될 탄소저감형 H형강. 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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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넘는 '에너지 유목민'…싼 전기료 찾아 해외로 떠나는 K공장

전기로는 고철이나 철광석을 전기로 녹여 쇳물을 만드는 설비라 공정 특성상 전력 사용량이 막대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발전 에너지원에 따라 미국 내에서도 지역별 전기요금 차이가 큰데, 루이지애나는 천연가스 발전 비중이 높아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전기로를 짓는 만큼 에너지 비용은 입지 선정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였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산업용 전력 요금은 평균적으로 ㎿h당 80달러 안팎인 반면 루이지애나는 50달러 초반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여기에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복합적으로 고려됐다는 설명이다.


국내 공장을 둘러싼 여건은 녹록지 않다. 철근·형강 등 내수 중심 제품을 생산하는 제강사들은 시황 부진으로 가동률을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수요가 따라주지 않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이 오를 경우 생산 단가에 이를 반영하기도 쉽지 않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료가 높은 상태에서 제품 가격은 묶여 있다 보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에너지 비용 문제로 해외 생산 기지를 찾는 흐름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석유화학 업종 역시 전기요금에 민감하다. 폴리실리콘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OCI홀딩스는 말레이시아 생산 거점을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요금을 활용하며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다. 같은 설비와 기술을 적용하더라도 전기요금에 따라 손익 구조가 달라지는 만큼 에너지 비용이 곧 경쟁력이 되는 구조다.

국경 넘는 '에너지 유목민'…싼 전기료 찾아 해외로 떠나는 K공장

국내 제조 현장에서는 전기요금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는 체감이 크다. 문상천 LS일렉트릭 천안공장장은 "산업계에서는 전기요금 부담이 해마다 계속 쌓이고 있다"며 "전기요금이 오르면 전력 공기업의 수익 구조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이를 사용하는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전기요금을 낮출 수 없다면 사용하는 전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공장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직류(DC)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DC로 전환하면 에너지 효율을 약 10%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 공장장은 "10%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공장처럼 전력 사용량이 큰 곳에서는 비용 차이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초기 투자 부담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려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분산 전원 구축이나 에너지 관리 시스템 도입을 통해 전력 사용을 직접 관리하려는 시도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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