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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할아버지도 "국민연금 비트코인으로 줘"…코인에 빠진 러 국민들 [시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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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戰 이후 코인거래 일상화
러 정부도 장려…대체 결제수단 정착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러시아에서 국민연금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지급해 달라는 요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연금은 통상 해당 국가의 법정화폐로 지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서방의 대러 제재로 통화 가치와 결제 환경이 급변하면서 루블화 대신 가상화폐로 달라는 목소리가 고령층까지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러 국민들 "연금도 코인으로 지급 원해"…노년층도 코인 거래 활발
할머니·할아버지도 "국민연금 비트코인으로 줘"…코인에 빠진 러 국민들 [시사쇼]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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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회기금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들로부터 접수된 연금 관련 문의는 약 3700만건에 달했는데 이중 상당수가 연금을 가상화폐로 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내용이었다. 러시아 연금은 현재 법정 통화인 루블로 지급되고 있지만, 루블 가치 하락과 결제 제약이 겹치며 실질적인 구매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쟁 이전 러시아 환율은 달러당 약 70루블 수준이었으나, 개전 이후 120루블까지 급등했다. 현재는 정부가 강제로 80루블대에 고정해 놓은 상태지만, 달러 결제가 사실상 막히면서 이 환율 자체가 의미를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에서는 루블과 달러 모두 자유롭게 쓰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방 제재로 러시아 정부 역시 대외 무역에서 달러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석유 수출을 포함한 상당 부분의 거래가 위안화나 가상화폐로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러시아 내부 거래 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쟁으로 생필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아졌고, 이 과정에서 가상화폐를 통한 결제가 늘어나며 국내 거래에서도 코인 사용이 빠르게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의 가상화폐 유통 규모는 지난해 기준 3763억달러(약 551조원)로 집계돼 유럽 최대 수준으로 평가된다. 기존 유럽 내 최대 보유국으로 꼽히던 영국의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가상화폐가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 실생활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가상화폐 이용층도 크게 변화했다. 일반적으로 가상화폐는 스마트폰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20~30대 중심의 시장으로 인식돼 왔지만, 러시아에서는 은퇴한 노년층까지 코인 거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려면 가상화폐 사용이 불가피해지면서, 고령층의 스마트폰 보급률도 크게 높아졌고 주식보다 가상화폐 거래를 더 많이 하는 사례도 늘었다는 것이다.

러 정부도 코인 투자 장려…결제 대체수단으로 떠올라
할머니·할아버지도 "국민연금 비트코인으로 줘"…코인에 빠진 러 국민들 [시사쇼] TASS연합뉴스

러시아 정부의 입장도 크게 바뀌었다. 전쟁 초기에는 가상화폐를 통한 국부 유출과 자본 도피를 우려해 거래를 전면 금지했지만, 지난해부터 정책 방향을 180도 전환했다. 달러 결제가 막히고 석유 수출마저 어려워지자, 가상화폐 규제를 철폐하고 수출 결제 수단으로까지 허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석유 시장은 ‘페트로달러’ 체제 아래 달러 결제가 사실상 필수였던 영역이다. 달러 결제가 불가능해지면서 러시아는 암시장 거래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가상화폐가 주요 결제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설명이 나온다. 무기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수입 등 경제 전반에서도 가상화폐 결제가 늘어나며, 공식 화폐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됐다는 평가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 방식으로 거래 추적과 과세가 어렵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그럼에도 러시아 정부는 루블 가치 붕괴와 경제 전반의 마비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코인 사용을 사실상 용인하고 권장하는 상황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러시아만의 특수 사례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미국에서도 퇴직연기금의 가상화폐 투자가 허용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를 제도권 자산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과거보다 줄어들며 ‘디지털 금’으로 불릴 정도로 안정됐다는 평가 역시 이런 변화를 뒷받침한다.


다만 연금을 직접 가상화폐로 지급하는 단계까지는 아직 신중론이 우세하다. 하락장에서는 원금 손실 위험이 크고, 연기금이나 수출입 결제 문제로 번질 경우 국가 신인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국민연금이 간접적인 방식으로 가상화폐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지급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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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나타나는 연금 가상화폐 요구는 단순한 투자 열풍이라기보다, 전쟁과 제재 속에서 결제·유통 구조가 급격히 바뀌며 가상화폐가 실생활 깊숙이 파고든 결과로 해석된다. 연금을 둘러싼 논의 역시 그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다.


할머니·할아버지도 "국민연금 비트코인으로 줘"…코인에 빠진 러 국민들 [시사쇼]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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