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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쫀쿠, 궁금해서 2시간 줄 섰어요"…두 알에 1만5000원? 부르는 게 값[Why&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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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슈머 레시피 SNS 타고 확산
디토 소비와 밴드웨건 효과 더해져
디저트 시장 새 수요 만들었지만
일회성 콘텐츠 소비…반짝 인기 전망도

"2시간이나 줄 서 겨우 입장했는데 1인당 2개씩 판매를 제한해 어렵게 득템했어요."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전업주부 이애란씨(44)는 동네 베이커리에서 최근 품절대란을 일으킨 디저트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를 구매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두쫀쿠 입고'라고 적힌 손글씨를 확인하고 가격도 모르고 무작정 대기줄에 합류했다고 한다. 두쫀쿠 가격은 2개 1만5000원. 이씨는 "두쫀쿠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궁금해서 샀는데 가에 판매하고 있었다"면서 "요즘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전했다.


'두쫀쿠' 열풍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중동의 두바이에서 시작된 이색 초콜릿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두쫀쿠'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레시피가 공유되면서 확산됐는데, 카페와 베이커리를 중심으로 만들어 내놓기가 무섭게 팔리면서 '오픈런'과 '품절 사태'를 반복하고 있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제품을 변형하는 '모디슈머(Modisumer·Modify+Consumer)'와 SNS를 통한 '디토소비(Ditto Consumption·유명인을 추종해 제품 구매)' 등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 트렌드가 반영돼 새로운 소비를 창출하고 있지만, 유행 주기가 짧은 디저트 시장을 감안하면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쫀쿠, 궁금해서 2시간 줄 섰어요"…두 알에 1만5000원? 부르는 게 값[Why&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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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쫀쿠'가 뭐길래…'두케팅' 신조어까지 등장

두쫀쿠는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바삭한 식감을 내는 중동식 면 '카다이프'를 속으로 채우고, 이를 초콜릿과 마시멜로로 감싸 쫀득한 식감을 구현한 디저트다. 겉은 쿠키 형태지만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바삭함과 쫀득함, 고소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초콜릿을 자르거나 씹을 때 발생하는 소리와 단면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효과는 숏폼 콘텐츠에 최적화된 요소로 작용하며 SNS 확산의 핵심 동력이 됐다.


이 디저트의 원조인 두바이 초콜릿은 2021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피스 디저트 쇼콜라'가 처음 선보였다. 이후 국내에서 한 차례 유행을 거친 뒤, 식감 요소를 강화한 두쫀쿠 형태로 재해석되면서 대중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온라인에서는 두쫀쿠를 판매하는 카페의 위치와 재고 현황을 공유하는 이른바 '두쫀쿠 맵'까지 등장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정보를 업데이트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고, 한정 수량을 선점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두케팅(두쫀쿠+티케팅)'이라는 신조어도 자연스럽게 퍼졌다.

"두쫀쿠, 궁금해서 2시간 줄 섰어요"…두 알에 1만5000원? 부르는 게 값[Why&Next] dubaicookiemap 캡쳐

"메뉴 하나로 매출 반등"…소상공인도 밴드웨건 효과

두쫀쿠는 개당 가격이 5000원에서 1만원 선으로 디저트로서 부담이 적지 않다. 하지만 서울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이른 시간부터 대기 행렬이 형성되고 조기 품절 사태가 벌어지면서 판매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일부 카페에서 볼 수 있었던 두쫀쿠는 최근 동네 제과점과 개인 카페는 물론, 반찬가게와 한식당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등장 중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짧은 기간이라도 회전율을 시험해볼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소감이 공유되고 있다.


두쫀쿠는 대량 생산을 전제로 한 기획 상품이라기보다, 소규모 매장이 비교적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복잡한 공정이나 장비 투자가 필요하지 않고, 소량 생산으로도 판매가 가능해 리스크가 제한적이다. 본사 주도의 메뉴 개발·승인 과정을 거치는 프랜차이즈보다 개인 매장이 시장 반응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이유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메뉴판을 전면 개편하지 않아도 실험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두쫀쿠, 궁금해서 2시간 줄 섰어요"…두 알에 1만5000원? 부르는 게 값[Why&Next] 한식당에서 두쫀쿠를 판매하고 있는 모습. 배달앱 화면 캡처


두쫀쿠 확산 과정에서는 전형적인 밴드웨건 효과가 작동했다. SNS를 중심으로 한 구매 인증과 조기 품절 사례가 반복 노출되면서, 상품의 개별적인 완성도보다 "이미 많은 사람이 선택했다"는 심리가 소비를 자극했다. 매장 대기 줄, 한정 수량 공지, 지도 기반 공유가 겹치며 두쫀쿠는 빠르게 '검증된 유행'으로 인식됐다.


여기에 유행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도 더해졌다. 한정 수량과 단기 판매 구조는 '지금 아니면 경험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강화했고, 이는 구매 결정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소비 자체가 하나의 참여 행위로 받아들여지며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자영업자들은 이 같은 심리를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매진 공지와 SNS 인증을 유도해 별도의 마케팅 비용 없이 노출을 극대화하고, 두쫀쿠를 계기로 유입된 고객을 다른 메뉴 소비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서울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두쫀쿠가 없으면 주변 카페들이 두쫀쿠를 내놓으면서 손님들 사이에서도 '여기는 왜 없느냐'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매출 효과와 별개로, 상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대응 차원에서 메뉴를 추가했다"고 말했다.


플랫폼·대형 브랜드까지 번진 파급력

플랫폼에서도 이 같은 열기는 즉각 확인할 수 있다. 쿠팡이츠 인기 검색어 상위권은 '두바이쫀득쿠키', '두쫀쿠', '두바이' 관련 키워드가 차지했고, 배달의민족에서는 이달 첫 주 두쫀쿠 포장(픽업) 주문 건수가 한 달 전보다 321% 급증했다. 일부 매장은 두쫀쿠를 낮은 마진의 '미끼 상품'으로 활용해 검색 노출과 고객 유입을 늘리고, 이를 다른 메뉴 소비로 연결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두바이 디저트의 상업적 잠재력은 이미 대형 식품 브랜드가 선보인 '두바이초콜릿' 관련 메뉴의 성과로 확인할 수 있다 .던킨이 2024년 10월 출시한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 도넛'은 누적 판매량 126만개를 돌파했고, 최근 선보인 'K두바이 스타일 흑임자 도넛' 도 흥행에 성공했다.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 노티드는 지난해 12월 초코·말차·그릭요거트 등 3종의 '두바이 도넛'을 출시한 이후, 지난 11일 기준 일일 판매량이 출시 초기 대비 최대 7배 이상 증가했다. 출시 약 한 달 만에 노티드 전체 도넛 판매량의 약 17%를 차지하며 대표 메뉴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설빙의 '두바이초코설빙' 역시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넘어섰고, 지난해 12월 한 달간 판매량이 전월 대비 42% 증가하는 등 비수기 매출을 끌어올린 효자 상품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주요 편의점의 두바이 초콜릿 관련 상품 누적 판매량은 이미 1000만개를 넘어섰고, 관련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200% 이상 성장했다.


"두쫀쿠, 궁금해서 2시간 줄 섰어요"…두 알에 1만5000원? 부르는 게 값[Why&Next] '두바이초코설빙' 모습. 설빙

유행의 명암…짧은 수명과 원가 부담은 변수

다만 두쫀쿠 열풍이 장기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국내 디저트 시장에서는 벌집아이스크림, 대만카스테라, 흑당 버블티, 허니버터칩 등처럼 SNS를 계기로 급속히 확산됐다가 단기간에 사라진 사례가 반복됐다. 이 때문에 특정 디저트 유행은 안정적인 상품이라기보다 일시적인 소비 이벤트에 가깝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함선옥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특정 먹거리나 패션이 확산되는 과정에는 우연보다는 사업자와 인플루언서가 주도한 마케팅이 크게 작용한다"며 "탕후루처럼 영양학적 가치가 낮은 상품도 SNS를 통한 노출과 과시적 소비 심리가 결합되며 유행으로 번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소비는 실질적 가치보다는 '트렌드를 아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드러내기 위한 저강도 과시 소비에 가깝다"며 "가치가 있는 상품은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마케팅에 의해 만들어진 유행은 냄비처럼 빠르게 달아올랐다가 식는다"고 설명했다.


두쫀쿠 원재료 가격 압박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 도매 유통망을 기준으로 볶은 카다이프(5㎏) 가격은 두바이초콜릿 유행 전 6만~7만원에서 최근 14만원 선을 넘었고, 탈각 피스타치오는 1㎏당 11만원 안팎이다. 피스타치오 역시 2배 넘게 오른 수준이다.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발주 이후 실제 입고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핵심 재료 상당수가 해외 조달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환율 변동이나 국제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 역시 리스크로 지적된다. 한 자영업자는 "재료를 추가로 주문하려고 보면, 지난번과 가격이 달라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카다이프나 피스타치오는 한 번에 20~30%씩 올라 있는 경우도 있어, 메뉴 원가를 안정적으로 잡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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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유행 아이템은 단기간 화제성을 확보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공급이 늘어나는 순간 트렌드로서의 매력은 빠르게 떨어진다"며 "두쫀쿠 역시 지금의 관심을 어떻게 상시 메뉴나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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