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루비오, 백악관서 덴마크·그린란드 외무장관과 회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가운데, 미국과 덴마크가 그린란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 실무 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덴마크는 회담 이후에도 "근본적 의견 차이가 남아 있다"며 향후 협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그린란드에 군 병력을 파병하기로 결정하며, 미국의 위협에 맞서 공조에 속도를 내고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 비비안 모츠펠트 그린란드 외무장관과 만나 약 1시간 동안 회담을 갖고 이 사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주장해 온 미국의 그린란드 확보 방안을 놓고 각자의 입장을 교환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라스무센 장관은 회의 후 "근본적인 의견 차이가 여전이 남아 있다"면서도 이 문제를 논의할 고위급 실무 그룹을 수주 내 구성해 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담을 "솔직하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라스무센 장관은 이어 "덴마크 왕국의 영토 보전과 그린란드 주민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지 않는 어떤 구상도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따라서 우리는 여전히 근본적인 의견 차이를 갖고 있다. 하지만 대화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츠펠드 장관 역시 그린란드는 미국과의 협력 강화에는 열려 있지만, 미국령이 되는 건 원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덴마크는 당초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하는 데 방점을 찍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1951년 체결된 협정에 따라 이미 그린란드에 군 기지를 설치하고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군사력을 확대할 수 있어 그린란드를 병합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이날 회담에서 미국 측의 입장을 바꾸는 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극해 안보 강화를 명분으로 그린란드를 미국이 차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후 이뤄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필요할 경우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회담에 앞서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국가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우리가 이를 확보하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덴마크는 모두 나토 회원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이 그린란드를 확보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나 중국이 그린란드를 차지할 수 있다며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 측은 이날 회담 결과에 대한 질문에 별도의 입장을 내놓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올린 게시글을 언급하는 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유럽 국가들은 그린란드에 대한 군 병력 투입에 나섰다. 독일 국방부는 이날 13명으로 구성된 병력을 그린란드에 파견하기로로 결정했다. 이들은 그린란드 안보를 위한 다국적군 순찰 부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영국 역시 파병을 발표했다. 이는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의 노골적인 병합 위협을 유럽 국가들이 시급한 안보 사안으로 인식하고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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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전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코펜하겐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일부가 되느니 덴마크에 남는 편을 택하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병합 구상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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