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정권 붕괴 염두 물밑 작업 나섰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이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이란 왕세자였던 레자 팔레비와 비밀리에 회동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이 매체에 위트코프 특사가 미국에 망명 중인 팔레비 전 왕세자와 만났다고 전했다. 이는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이란 야권 지도자의 첫 고위급 접촉이다.
팔레비 전 왕세자는 전날 CBS 인터뷰에서 "이란에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국이) 더 빨리 이란에 개입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에 시위 지원을 위한 개입과 이란 정권 교체를 촉구했다.
또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들과 연대하고 있다"며 자신이 트럼프 행정부와도 소통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과 보도 내용을 볼 때 위트코프 특사와의 회동을 의미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의 애국자들이여, 계속 시위하라. 여러분의 (정부) 기관들을 점령하라"며 "(이란에) 도움의 손길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위트코프 특사와 팔레비 전 왕세자의 회동이 사실이라면 이는 미국이 권위주의적인 이란 신정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물밑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란의 시위대 사이에서 많은 이들이 팔레비 왕조로의 복고를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팔레비 전 왕세자는 이란의 '과도기 리더'를 자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성향 라디오 '휴 휴잇 쇼'와의 인터뷰에서 팔레비 전 왕세자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당초 그와 거리를 두는 기조였다. 그러나 한 고위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시위 현장에서 팔레비의 이름을 외치는 것에 트럼프 행정부가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백악관 국가안보팀은 이란 시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고위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이란 관련 논의가 비교적 초기 단계에 있다며 "우리는 현재 군사 행동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단계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최근 비공개 회의에서 현재로서는 이란 시위대를 지원하기 위한 비폭력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디트로이트의 포드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앞서 자신이 거론한 '이란을 향한 도움의 손길'이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그건 여러분이 직접 알아내야 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시위대 인명피해 규모에 대해) 여러 가지 숫자를 들었는데, 어느 쪽이든 많다는 것"이라며 "너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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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시오스는 이스라엘이 이란에서 최소 5000명의 시위대가 사망했다는 평가를 미국과 공유했다고 전했다. 정확한 규모가 집계되지 않는 가운데 미 CBS 방송은 이란 내부 소식통 등을 인용해 이번 시위로 최소 1만2000명, 많게는 2만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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