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 본관서 '농협 대국민 사과'
특별감사 중간결과 발표 닷새만
"호화 출장비, 개인돈으로 반환하겠다"
외부 전문가 위원장 '농협개혁위원회' 구성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겸직 중인 농민신문사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13일 밝혔다. 정부가 '특별감사 중간결과' 발표를 통해 강 회장과 농협중앙회의 각종 비위 의혹을 공개한 지 닷새 만이다.
이날 강 회장은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농림축산식품부 특별감사 중간결과 발표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강 회장은 "특별감사 중간결과 발표 이후, 국민과 농업인 여러분으로부터 엄중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음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중앙회·농협재단 특별감사 중간결과를 통해 개인 비위 2건에 대해선 수사의뢰했다. 또 내부통제 미비, 임직원에 대한 온정적 징계, 부적정한 자금 집행 등 65건이 드러났다. 특히 강 회장은 해외출장 시 특별한 사유 없이 1박에 222만원이 넘는 호텔을 이용하는 등의 공금낭비 행태도 다수 확인됐다.
강 회장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위기 수습이 아닌, 농협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바로 세우는 출발점으로 삼겠다"며 중앙회장의 권한과 역할을 명확히 하고, 인적 쇄신을 단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선 강 회장은 농민신문사 회장직과 농협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는 등 인적쇄신을 단행하겠다고 했다. 그는 "중앙회장이 관례에 따라 겸직해 온 농민신문사 회장직과 농협재단 이사장직을 사임하겠다"며 "이번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전무이사(중앙회 부회장)와 상호금융 대표이사, 농민신문사 사장은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농협중앙회와 농민신문 회장을 겸임하며 연봉으로만 중앙회에서 3억9000만원, 농민신문에서 3억원 넘는 연봉을 받았다. 강 회장이 농민신문 회장직을 내려놓음에 따라 3억원이 넘는 연봉과 4억2000만원가량의 퇴직금은 받지 못하게 된다. 농협재단은 무보수직이다.
특별감사에서 지적된 호화 해외출장 숙박비는 강 회장이 개인 돈으로 반환하기로 했다. 강 회장은 해외 출장 시 1박에 222만원이 넘는 호화 호텔을 이용했는데, 이는 '1박당 250달러(약 36만원)'인 규정을 6배 초과한 금액이다. 강 회장은 "해외 출장 시 일일 숙박비 250달러를 초과해 집행된 비용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관련 비용은 전액 환입(반환) 조치하고 앞으로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현실에 맞게 제도와 절차를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했다.
강 회장은 중앙회장의 권한 축소와 제도적 보완을 약속했다. 그는 "저는 인사를 비롯한 경영 전반에 대해서는 사업전담 대표이사 등에게 맡기고 본연의 책무인 농업·농촌 발전과 농업인 권익 증진을 위한 활동에 더욱 매진하겠다"며 "이번에 제기된 사안 전반에 대해 미흡한 부분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사안은 선제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은 조직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농협개혁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개혁위원회는 중앙회장 선출 방식과 지배구조, 농축협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 선거제도 등 외부에서 지속해서 제기돼 온 구조적 문제를 중심으로 개선 과제를 도출하고, 조합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개혁 방안도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농협개혁위원회는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고, 법조계·학계·농업계·시민사회 등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해 감사 지적사항은 물론, 그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돼 온 불합리한 제도 전반을 철저히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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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회장은 "농협은 지난 65년간 농업·농촌과 농업인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농업·농촌과 농업인의 삶을 지키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협동조합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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