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텔, 자폐 스펙트럼 반영한 바비인형 첫 출시
"모든 아이들 함께 놀 수 있도록"
대표성·포용성 확대 취지
글로벌 장난감 제조업체 마텔이 자폐 스펙트럼을 반영한 첫 바비 인형을 선보였다. 아이들이 사회의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마텔은 이날 자사 '패셔니스타' 라인에 첫 자폐 바비 인형을 추가했다. 제1형 당뇨병 바비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선보인 이번 인형은 아이들이 바비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현실을 반영한 놀이를 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자폐 아동의 감각·소통 방식 담아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아동기에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애, 언어성 및 비언어성 의사소통의 장애, 상동적인 행동, 관심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개인별 특성은 다르지만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00명 중 1명 이상이 자폐 스펙트럼에 속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자폐 바비는 미국 자선단체 '자폐인 자기옹호 네트워크'(Autistic Self Advocacy Network)와 협력해 제작됐다. 자폐 아동들이 세상을 경험하고 인식하며 소통하는 다양한 방식을 일부 반영하도록 디자인됐다.
인형의 눈은 약간 한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는 일부 자폐인이 직접적인 눈 맞춤을 피하는 특성을 표현한 것이다. 팔꿈치와 손목은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어 감각 정보를 처리하거나 흥분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반복적 움직임, 이른바 스티밍(stimming)이나 손을 퍼덕이는 동작을 구현할 수 있다.
손가락에는 분홍색 피젯 스피너(손가락 장난감)가 끼워져 스트레스 완화를 돕고, 분홍색 소음 차단 헤드폰을 착용해 감각 과부하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또 분홍색 태블릿을 들고 있으며, 화면에는 일상적인 의사소통을 돕는 기호 기반 보완·대체 의사소통(AAC) 버튼이 표시돼 있다.
의상은 보라색 스트라이프 A라인 원피스로, 짧은 소매와 흐르는 듯한 스커트 디자인을 통해 피부 자극을 최소화했다. 평평한 밑창의 보라색 신발은 안정성과 움직임의 편안함을 고려했다.
바비 인형은 1959년에 처음 출시됐지만, 장애를 가진 바비 인형은 2019년이 돼서야 등장했다. 이후 시각장애 바비, 휠체어를 탄 바비, 다운증후군을 가진 바비, 의족을 착용한 바비, 백반증이 있는 바비, 보청기를 착용한 바비 등이 출시됐다. 바비의 남자친구 켄 인형 역시 의족을 착용한 버전과 휠체어를 사용하는 버전, 보청기를 낀 버전이 있다.
마텔 "아이들, 바비 속 자신을 볼 권리 있어"
마텔의 글로벌 인형 부문 책임자인 제이미 시길먼은 이번 자폐 바비가 회사의 대표성과 포용성 확대 노력의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비는 항상 아이들이 보는 세상과 상상하는 가능성을 반영하려 노력해왔다"며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첫 자폐 바비를 선보이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인형은 장난감 매대는 물론 그 너머에서도 포용성이 무엇인지를 확장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모든 아이는 바비 속에서 자신을 볼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자폐 인식·지원 단체 '앰비셔스 어바웃 오티즘(Ambitious about Autism)'의 최고경영자 졸란타 라소타는 "이론적으로 어떤 바비든 자폐로 재해석될 수 있다. 자폐에는 하나의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면서도 "바비는 상징적인 장난감인 만큼 대표성의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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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일부 자폐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눈에 띄는 것이 두려워 귀마개나 스팀 장난감 같은 보조 도구 사용을 꺼린다"며 "이러한 눈에 보이는 표식을 더 많이 정상화할수록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아는 남아보다 자폐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3배 낮은데, 이번 인형은 종종 간과되는 자폐 여아들의 경험에도 주목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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