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방위역량 강화…라인메탈 등 방산주 강세
국내 상장 유럽방산 ETF 2종 '주목'
"유럽 방산 업체 장기 성장 국면 진입"
미국의 외교·안보 기조 변화와 지정학적 긴장이 맞물리며 유럽 주식시장에서 방위산업 관련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고립주의를 상징하는 '먼로주의'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이익 극대화 전략이 더해진 이른바 '돈로주의'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 내에서 스스로 방위 역량을 키우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개별 종목 대신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유럽 방산 투자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국내 상장 ETF 가운데 유럽 방산에만 투자하는 상품은 ACE 유럽방산TOP10 ETF와 HANARO 유럽방산 ETF 등 2종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CE 유럽방산TOP10 ETF와 HANARO 유럽방산 ETF는 올해 들어 각각 17.7%, 16.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8.8%를 웃도는 성과다. 최근 유럽 증시에서 독일 라인메탈, 스웨덴 사브,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등 대표 방산기업 주가가 동반 상승한 영향이다.
ACE 유럽방산TOP10 ETF는 방위산업 매출 비중이 20% 이상인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과 12개월 예상 매출 증가율을 종합해 투자 대상을 선별한다. 독일 라인메탈, 영국 BAE 시스템스, 스웨덴 사브, 프랑스 탈레스,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등 유럽 주요 방위산업체를 포함하고 있다.
라인메탈은 전차와 자주포, 장갑차, 탄약 등 지상군 무기 생산업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수주잔고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BAE 시스템스는 육군·해군·공군 전력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전투기, 해군함정 부품 등을 생산한다. 북유럽의 대표적인 종합 방산업체 사브의 실적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HANARO 유럽방산 ETF는 유럽 방산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가 선정한 유럽 방산업체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프랑스 탈레스·사프란, 영국 롤스로이스·BAE 시스템스, 독일 라인메탈 등에 골고루 분산 투자한다. ACE 유럽방산TOP10 ETF와 투자 종목이 비슷하나 종목별 투자 비중에서 차이가 난다.
운용업계 전문가들은 최근의 지정학적 변화가 유럽 방산주의 강력한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모세영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상품전략부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무력 점령 가능성 언급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유럽 방산주가 급등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2035년까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며 "유럽 방위비 규모는 약 1500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김승철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올해 초 미국은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군사 작전을 감행했다"며 "북미와 남미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유라시아 대륙의 간섭을 배제하는 등 국제 패권 구도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안보 지원 축소를 예상한 유럽의 자체 방위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방산이 글로벌 방산 시장의 성장 축으로 부상하면서, 미국과 유럽 방산을 함께 담는 ETF도 주목받고 있다. PLUS 글로벌방산 ETF는 미국 방산 5개 종목과 유럽 방산 5개 종목을 균등 편입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구조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유럽 방위산업이 장기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가운데 방위비 증액이 제도적으로 확정된 만큼, 유럽 방산 산업은 향후 10년 이상 이어질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김용철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 매니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경제 변화는 유럽의 재무장과 공급망 재편을 유도하고 있다"며 "유럽 방위산업이 지속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방 예산 확대를 강조하는 점도 전 세계 방위산업 시장 규모가 성장하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재호 D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 예산을 1조5000억달러로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군비 증강이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지향점이라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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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방위산업 특성상 지정학적 뉴스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유럽 방산 산업이 향후 10년 이상 이어질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한 만큼, 투자 시점과 비중을 적절히 조절하며 접근할 것을 당부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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