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매장, 기사들에게 '직접 포장' 안내 논란
영수증 대조·상품 선별까지…불만 확산
무인 매장에서 배달 기사에게 주문 상품을 직접 고르고 포장하도록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배달 기사들은 "배달은 시간이 생명인데 포장까지 맡기는 것은 과도하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한편 오배송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최근 배달 기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인 매장에서 겪은 불편을 호소하는 글들이 게시됐다. 게시자들이 공유한 사진 속에는 무인 매장에서 확인된 여러 황당한 안내문들이 담겨 있었다.
"빌지 보고 직접 포장"…무인 매장 황당 안내문
한 매장은 "저희 가게는 무인 매장이어서 빌지 보고 자율포장 부탁드린다. 감사하다"라고 공지했다. 또 다른 매장 역시 "제품별 번호 확인해서 찾으면 된다. 못 찾은 제품 있으면 연락 달라. 잘 부탁드린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이들 공지에는 주문 영수증에 적힌 상품명과 매장 진열 상품을 직접 대조해 물품을 골라 포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사실상 주문 확인부터 포장까지 전 과정을 배달 기사에게 맡긴 셈이다.
해당 게시글을 보고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떡집이었는데 포장을 직접 했다", "잘못 담으니 CCTV로 보고 있었는지 사장이 스피커로 위치를 알려줬다", "간식 배달이었는데 조리 완료 알림이 떠 급히 갔더니 포장까지 기사 몫이었다. 배달은 시간이 생명인데 당황스러웠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오배송 책임은 누구에게…라이더들 불만 확산
책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배달 기사는 "이런 방식으로 오배송이 발생하면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사는 "이러다 조리까지 시키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보안은 경찰에게, 결제는 손님에게, 포장은 배달 기사에게 맡기는 완벽한 외주"라는 비판 섞인 반응도 나왔다.
무인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 사이에서도 자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같은 업종 종사자들 역시 "이건 선을 넘은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지 않냐", "무인 매장이어도 포장은 직접 해야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금 뜨는 뉴스
논란이 확산하자 배달 플랫폼들도 대응에 나섰다. 우아한청년들 등 배달 플랫폼 운영사는 배달 기사에게 포장 책임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한편, 무인 매장이라 하더라도 가게 측이 주문 영수증을 부착해 포장을 완료한 뒤 기사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