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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소멸기업 역대 최다…이제는 '살아남는 구조'를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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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소멸기업 역대 최다…이제는 '살아남는 구조'를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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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만 늘려 놓으면 뭐 합니까? 창업 기업 10곳 중 6곳이 5년을 못 버티는데."


최근 만난 한 액셀러레이터(AC) 대표는 창업 기업의 낮은 생존율을 언급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역대 정부가 벤처투자 활성화를 외쳤지만, 실제로는 창업 숫자를 늘리는 데만 집중해 왔다"며 "이제는 초기 투자 정책의 방향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계는 이런 문제의식을 뒷받침한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기업생멸행정통계 결과'를 보면 2024년 신생기업 수는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소멸기업 수(2023년 기준)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신생기업의 5년 생존율은 36.4%에 불과했다. 창업 기업 10곳 중 6곳이 5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된다는 의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신생기업 5년 생존율은 45.4%로, 한국보다 9%포인트 높다. 이는 한국 창업 생태계가 '진입'에는 비교적 관대하지만, '생존'을 뒷받침하는 구조는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책의 초점이 '얼마나 많이 창업했느냐'에서 '얼마나 오래 살아남느냐'로 이동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 정부는 올해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조성 등을 통해 벤처 생태계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규제 완화도 병행됐다. 최근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액셀러레이터가 개인투자조합을 통해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이 기존 '업력 3년 이하 스타트업'에서 '투자 유치 이력이 없고 창업 후 5년 이내 기업'으로 확대됐다.


다만 아쉬움도 분명하다. 투자 대상을 넓히면서도 '투자 유치 이력이 없는 스타트업'이라는 단서를 달아, 초기 투자 이후 후속 투자를 이어가기가 여전히 어렵다는 점에서다. 게다가 이번 완화 조치가 개인투자조합에만 적용되면서, 기관투자조합을 운용하는 AC는 여전히 높은 규제 부담을 안고 있다. 이 같은 제도적 한계는 왜 AC에 대한 규제 완화와 지원이 필요한지를 되묻게 한다. 사업 모델 검증과 초기 실패를 걸러내는 역할은 AC가 사실상 전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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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벤처 정책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자금을 풀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기업이 살아남았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 초기 기업의 실패 확률을 낮추고 성장 단계까지 동행할 수 있는 주체인 AC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규제와 지원 체계를 재설계하는 것이 '살아남는 구조'를 만드는 출발점이다. 숫자가 아닌 생존을 중심에 둔 정책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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