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 품목 수 오히려 감소
경매시장 고가 작품 중심 반등
예경 '미술시장 결산 2026년 전망'
침체 국면에 놓인 국내 미술시장이 올해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5년 한국 미술시장 결산 및 2026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갤러리와 아트페어 등 미술시장 관계자 15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8.4%가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고 답했다.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은 41.9%였고, 매출이 증가했다고 답한 비율은 9.7%에 그쳤다.
매출 감소를 경험한 응답자 가운데 54.7%는 연 매출 1억원 미만의 소규모 업체였으며, 감소 원인(중복 응답)으로는 88%가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을 꼽았다. 반면 매출이 늘었다고 응답한 업체 중 60%는 연 매출 1억~10억원 미만 규모였고, 이들 가운데 46.7%는 '신규 고객 유입'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내년 매출 전망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56.1%는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27.1%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출 감소를 예상한 이유로는 역시 '경기 침체 및 소비 위축'이 76.2%로 가장 많았다.
올해 미술시장의 주요 변화로는 '중저가 및 소형 작품 중심의 거래 확대'(46.5%)가 가장 많이 꼽혔고, '고가 작품 거래 위축'(34.8%), '컬렉터 구조 변화'(27.7%)가 뒤를 이었다.
국내 미술시장 작품 거래 규모는 2022년 806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해에는 6151억원까지 줄었다. 이러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술시장의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경매 시장에서는 고가 작품 거래가 늘며 반등 조짐을 보였다.
국내 8개 경매사의 올해 11월까지 국내외 미술품 경매 실적을 보면 거래 규모는 1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증가했다. 국내 경매 낙찰 총액은 2021년 3242억원 이후 2022년부터 감소세를 이어오다 올해 4년 만에 증가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낙찰 작품 수는 8782점으로 전년보다 약 20% 줄었다. 거래가 고가 작품에 집중되면서 전체 낙찰 단가는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마르크 샤갈의 회화 '꽃다발(Bouquet de Fleurs)'은 94억원에 낙찰되며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또 샤갈의 '파리 풍경(Paysage de Paris)'은 59억원, 이우환의 '소와 아동'은 35억2000만원에 각각 낙찰됐다. 올해 10억원 이상에 거래된 작품은 모두 8점으로, 지난해의 5점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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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경매 시장이 전체 미술시장의 흐름을 앞서 보여주는 만큼 반등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 흐름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지는 내년 상반기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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