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글로벌 영향력 확대 중
한국인 정체성 인식은 ↓
빈부격차·일자리 등 해결해야
K팝과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으로 국민 10명 중 9명이 한국 문화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운지, 한국이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긍정적 대답이 줄어 빈부격차·일자리 문제 등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민 10명 중 9명 "韓 대중·전통문화 우수"
25일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K팝과 K드라마 등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해 국민의 96.4%가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한식·한복·한옥·공예 등 전통문화와 유물에 대해서도 96.4%가 '우수하다'고 답했다. 특히 전통문화와 유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2013년 이후 꾸준히 90%를 웃돌고 있어, 전통문화에 대한 국민의 자부심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한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지난 6월 공개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전 세계 누적 시청 수 3억회를 돌파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다 시청 영화로 이름을 올렸다. K팝의 국제적 영향력도 견고하다.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히트곡 '아파트'(APT.)는 장기 흥행과 함께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르며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여기에 군 복무를 마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내년 완전체 활동 재개를 언급하면서, K팝에 대한 세계적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 살기 좋다"…3년 새 약 14%p 하락
한국 문화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것과는 달리,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은 전반적으로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운지'를 묻는 질문에 76.1%가 '그렇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직전 조사인 2022년보다 13.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삶의 터전으로서 한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인식도 이전보다 낮아졌다.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도 76.5%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해당 항목은 ▲2016년 74.5% ▲2019년 81.9% ▲2022년 90.4%로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3년 만에 13.9%포인트 하락하며 상승 흐름이 꺾였다. 역사에 대한 자부심도 낮아졌다.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3.9%가 '그렇다'고 답해, 2022년보다 11.1%포인트 감소했다.
이 같은 인식 변화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와 연관이 있다. 빈부격차와 고용 불안, 주거 문제 등이 겹치면 국민 자긍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조사에서 우선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로 ▲빈부격차(23.2%) ▲일자리(22.9%) ▲부동산·주택(13.2%) ▲저출생·고령화(10.8%)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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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조사는 문체부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월 15일부터 10월 2일까지 13∼79세 국민 6180명과 국내 거주 외국인 1020명을 대상으로 가구방문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1996년 시작해 2013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가 9번째 조사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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