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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일자리가 바뀐다]AI로 달라지는 노동시장…제도적 준비는 돼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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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침투' 가장 먼저 시작된 고용시장
AI 알고리즘, 편향된 채용 불러올 가능성
美·유럽선 관련법 마련 정비…韓 AI 기본법
구제절차 및 구체성은 여전히 부족

[AI시대, 일자리가 바뀐다]AI로 달라지는 노동시장…제도적 준비는 돼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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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개발 업체를 상대로 한 사상 초유의 집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AI 기반 인사관리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워크데이(Workday)'를 상대로 구직자들이 제기한 소송으로, 원고들은 해당 AI 알고리즘이 고령 지원자들을 체계적으로 배제했다며 연령 차별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예비 승인을 결정했다. 법원이 원고들의 문제 제기가 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본안 절차가 시작되며 소송은 장기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소송은 개별 기업의 논란을 넘어, AI 시대 노동시장 전반에서 책임 주체를 제도적으로 가려보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채용을 비롯한 노동의 전 과정에서 AI가 개입했을 때, 그 책임을 누구에게 어디까지 물을 것인지에 대한 법적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AI는 이미 노동시장의 첫 관문인 채용 분야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 LG, 현대차그룹 등 주요 대기업과 금융권이 서류 분류, 온라인 평가, AI 면접 등에 AI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국내 기업들은 AI가 복잡한 채용 절차를 보조하는 수단일 뿐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한다고 강조하지만, 실제로 알고리즘이 서류 전형에서부터 탈락에 끼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현행 노동·차별금지법 등 제도는 이런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법체계는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구조'를 전제로 설계됐지만, 오늘날 채용 과정에서는 판단 주체가 불분명한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알고리즘에 의해 걸러진 지원자는 인간 채용 담당자의 검토 대상에조차 오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채용 AI 시스템이 대부분 블랙박스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알고리즘의 판단 기준은 영업비밀로 보호되거나 기술적으로 설명이 어렵다. 이로 인해 구직자들은 개별 판단 근거가 아닌 통계적 결과를 통해서만 차별을 주장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절차의 투명성과 불이익을 받은 사람을 위한 구제 장치가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시에 AI의 오류나 편향이 발생했을 때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채용을 의뢰한 기업인지, 알고리즘을 설계한 소프트웨어 업체인지, 아니면 단순한 기술적 오류로 볼 것인지 등 다양한 쟁점이 있다.

[AI시대, 일자리가 바뀐다]AI로 달라지는 노동시장…제도적 준비는 돼 있나

미국은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제도 정비에 나서고 있다. 연방 차원의 포괄적 AI 채용법은 없지만, 고용평등기회위원회(EEOC)는 AI 기반 채용 도구가 시민권법, 장애인차별금지법, 연령차별금지법 등에서 말하는 '선발 절차'에 해당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뉴욕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자동화된 고용 결정 도구에 대해 편향성 감사와 공개, 지원자 사전 통지를 의무화하는 규제도 시행 중이다.


유럽연합(EU)은 한발 더 나아가 AI를 위험 수준에 따라 규제하는 'AI법(AI Act)'을 마련했다. 채용·고용·인사관리에 사용되는 AI를 '고위험 AI'로 분류하고, 사전 위험 평가와 투명성, 인간 감독 의무를 부과한다. AI 오류가 발생할 경우 사용 기업이 1차 책임을 지며, 알고리즘에 구조적 결함이 확인되면 개발사도 연대 책임을 진다. 피해 구직자는 현재 논의 중인 'AI 책임 지침'에 따라 시정과 구제를 요구할 수 있으며, 입증 책임은 기업·개발사에 부과된다.


한국 역시 논의의 출발선에 서 있다. 채용절차 공정화 법개정 논의와 함께 AI 전반을 규율하는 '인공지능 기본법'이 2024년 말 국회를 통과해 올해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다만 아직은 선언적 원칙과 가이드라인 수준에 머물러, 채용 현장에서의 실제 활용 방식과 차별 발생 시 구제 절차에 대한 구체성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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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민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법의 기본 틀 아래 AI 기술의 도입 현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집단적 이익 조정이 작동하지 않는 영역이나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개별법 차원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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