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기준 전국 나눔 온도 53.8도
"높은 생활비에 기부도 부담"
고물가 등 경기침체 여파로 '사랑의 온도탑'이 꽁꽁 얼어붙었다. 사랑의 온도탑은 모금 실적에 따라 온도가 올라가며, 목표 금액 달성 시 100도를 기록하게 된다. 그러나 상당수 지역이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어 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목표 4500억원인데…미지근한 '사랑의 온도탑'
19일 기준 전국 나눔온도는 53.8도, 모금액은 2419억 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말연시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한 '희망 2026 나눔캠페인'은 이달 1일 시작돼 내년 1월 31일까지 62일간 전국 17개 시·도에서 진행된다. 모금 목표액은 4500억원이며, 상징 조형물인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액의 1%인 45억원이 모일 때마다 1도씩 상승한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34억 7000만원을 모금하며 나눔온도 27도에 그쳤고, 경기도 역시 73억 5000만원 모금에 그쳐 21.6도를 기록했다. 나눔온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대전으로 29억 3000만원을 모금해 43.1도에 달했다. 반면 제주도는 6억 3000만원, 14.6도에 그쳐 가장 낮았다.
모금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데에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인한 가계 부담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직장인 권경원씨(30)는 "기부를 하고 싶어도 믿을 만한 단체가 어딘지 잘 모르겠고, 예전보다 생활비 부담이 커지다 보니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렵다"며 "여유롭게 기부하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관련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리서치 여론속의여론팀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최근 2년 내 기부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48%, 없다고 답한 비율은 52%로 나타났다. 기부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라는 답변이 53%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기부 단체를 신뢰할 수 없어서(29%) ▲개인의 기부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서(12%) ▲기부 방법을 몰라서(3%) ▲기부 방식이 불편해서(2%)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 돕고 세금도 돌려받자…고향사랑기부금은 1000억원 돌파
반면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기부금은 주민 복리 사업에 쓰이고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또 기부액의 30% 한도에서 지역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제공한다.
예컨대 10만원을 기부하면 전액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최대 3만원 상당의 답례품까지 함께 받을 수 있다. 세제 혜택에 답례품이라는 인센티브가 더해지면서 기부 참여 문턱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자 모금 실적도 증가세다. 제도 시행 첫해인 2023년 651억원, 지난해 879억원이 모금됐으며 올해는 지난 15일 기준 누적 모금액이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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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부 지자체는 특색 있는 답례품 전략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전남 목포시는 홍어, 낙지젓갈, 삼채고등어 등 지역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제공하며 지난 17일 기준 누적 모금액 20억원을 달성했다. 전남 고흥군도 유자, 한우, 김, 미역 등 다양한 특산물을 답례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고흥군의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액은 2023년 12억3000여만원, 지난해 9억3100여만원에서 올해 2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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