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연령 프로 시대, 한국 바둑 새로운 흐름
한국기원 프로기사 456명 시대 열려
한국기원 출범 이후 최연소 입단 기록이 마침내 새롭게 쓰였다. 주인공은 만 9세 6개월 12일의 나이에 프로 무대에 오른 유하준 초단이다. 이는 1962년 조훈현 9단이 세웠던 '9세 7개월 5일'의 기록을 63년 만에 넘어선 대기록으로, 한국 바둑계의 역사적 순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18일 한국기원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대회장에서 열린 제 3회 12세 이하 입단대회 본선 4회전에서 표현우(12), 유하준(9) 초단이 입단대회를 통과했다.
63년 만에 조훈현 9단의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운 유하준 초단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침착한 국면 판단과 두려움 없는 전투 감각을 바탕으로 대회 내내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승부처에서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과 과감한 선택은 "이미 프로 수준의 정신력을 갖췄다"는 관계자들의 평가를 끌어냈다. 이번 제 3회 12세 이하 입단 대회는 만 12세 이하 본원 및 지역 연구생 55명이 출전해 단 두 장의 입단권을 놓고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경쟁했다.
한 번의 패배로 끝나지 않는 대신,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구조는 어린 선수들에게 체력과 정신력 모두를 요구했다.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유하준과 표현우 초단은 마지막 순간까지 흔들림 없는 바둑을 보여주며 당당히 입단에 성공했다. 특히 두 선수 모두 공격과 수비의 균형이 뛰어나다는 공통 평가를 받으며,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입단 직후 유하준 초단은 "최종국 중반 패싸움에서 이득을 본 뒤 입단을 확신했다"며, "신진서 9단처럼 강한 전투력을 가진 프로기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는 단순한 동경을 넘어, 현대 바둑이 요구하는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을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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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우 초단 역시 안정적인 운영과 꾸준함을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큰 기복 없이 자신의 바둑을 이어가는 스타일은 장기 레이스가 펼쳐지는 프로 무대에서도 통할 것으로 보인다. 두 기사의 입단으로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는 총 456명(남자 366명·여자 90명)이 됐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입단 연령의 지속적인 하향화다. 유하준 초단의 기록 경신은 단순한 개인 성취를 넘어, 연구생 시스템과 조기 엘리트 육성 체계가 본격적인 결실을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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