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지주 CEO 간담회
은행연합회 "지배구조는 개별 여건 고려해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금융지주 지배구조 승계와 관련한 '지배구조 개선 TF'를 이달 중 가동해 개선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8개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은행연합회장과 만나 "지주회사 CEO 경영 승계는 금융시스템 안정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지주회사는 투명한 승계시스템과 독립적 이사들에 의한 견제 기능을 확보할 때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영승계 요건과 절차는 명확하고 투명해야 하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선진화 문제를 언급한 것은 최근 들어 세 번째이다.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특이한 면이 많이 보여서 계속 챙겨보고 있다"며 "지주 회장이 되고 이사회를 자기 사람으로 채워 일종의 참호를 구축하는 이들이 좀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지난 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진행 중인 일부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추진에 대해 "이사회 구성과 후보 선정 절차가 편향되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지주·BNK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결정됐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회장 연임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으며, 내년에는 KB금융지주 회장 임기가 만료된다.
또 이 원장은 사외이사와 관련해선 "금융지주 이사회를 정보기술(IT) 보안이나 금융소비자 분야 사외이사를 포함해 구성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보호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소비자 보호 실패는 '생존리스크'라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책무구조도 운영 실태 점검 결과 임원의 내부통제 활동이 형식적 점검에 그치고, 이를 뒷받침할 내규나 전산시스템 구축은 미흡했다"며 "대표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갖는 중요성에 비해 책무구조도 체계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상품의 설계 단계부터 고객의 이해 가능성과 적합성 검증에 대해 더 정교한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생산적 금융이 안착하기 위해 지주회사의 혁신기업 사업성 심사·평가 고도화를 당부하며, 금감원도 국제기준 허용범위에서 자본 부담 경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하며,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구축·상생금융지수 도입 등을 통해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사전예방적 소비자 보호와 실질적인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필요성 등에 공감하면서도, "소비자 보호와 금융사 건전성 간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국이 예고한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지배구조는 회사별 경영 전략이나 조직의 특성이 반영돼야 실효성이 확보된다"며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개별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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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은 "지난 1년간 책무구조도를 운영한 결과 금융사 입장에서 여러 실무적인 어려움이 있어 조만간 업권 애로사항을 취합해 제도개선 방안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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