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중앙TV, 다카이치 저격
"말썽꾸러기 아줌마가 헛소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놓고 일본과 중국 간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다카이치 총리를 조롱하는 애니메이션을 내놓았다.
중국중앙(CC)TV는 최근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 등에 '머리에 혹이 나서 의사도 고칠 수 없다'라는 제목의 2분 53초짜리 애니메이션을 공개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말썽꾸러기 아줌마'로 불리는 펠리컨을 닮은 새가 등장해 시끄럽게 떠들자 주변에 있던 다른 새들이 모두 날아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어 펠리컨은 "내 뒤에는 독수리 아저씨가 있다"며 "나를 건드리는 것은 그를 적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크게 외쳤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영상 속 펠리컨이 다카이치 총리를, 독수리 아저씨는 미국을 상징한다고 해석했다. 또 '말썽꾼'이라는 중국어 표현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의 한자 이름과 비슷하게 들린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펠리컨이 하늘에서 떨어진 작은 물건을 보며 "이것은 독수리 아저씨가 나를 지지한다는 증거이자 훈장"이라며 소중히 여기자 다른 새들은 "저 삐뚤어진 아줌마가 또 새똥 덩어리를 참배하고 있다"며 비웃는 장면도 등장한다. 다카이치 총리가 자민당 총재 시절이던 지난 10월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대금을 봉납한 것을 풍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애니메이션은 중국을 상징하는 쿵푸 판다가 펠리컨을 바라보며 "머리에 혹이 나서 의사도 치료할 수 없다"는 말을 남기고 끝이 난다.
CCTV는 해당 영상에 대한 설명에서 "시비 걸기 좋아하는 아줌마는 독수리 아저씨가 뒤에 있다고 착각하며 헛소리로 이웃을 성가시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위챗에서 1만3000회 이상 공유됐다. 중국 누리꾼들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모두 그 사람 이야기"라거나 "요즘 관영매체가 점점 재미있어진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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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7일 중의원(하원)에서 일본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면서 중국이 고강도 비난을 쏟아내고 일본 내부에서도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으나, 이후 다카이치 총리는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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