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관리나선 은행들 주담대 문턱높여
대출 급한 실수요자들 금리 높은 2금융권 찾아
1월부터 상황 개선될 것으로 예상
주요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크게 높이면서 실수요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올해 실행 예정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을 찾는 이들도 늘었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부터는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말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한 달은 버티라고 조언한다.
가계대출 관리 나선 은행들 주담대 문턱 높여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올해 실행 예정인 주택 구입 자금용 주담대 신규 접수와 일부 신용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다른 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갈아타는 타행대환 대출(주택담보·전세·신용대출)과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KB스타 신용대출 Ⅰ·Ⅱ'도 중단했다. 생활안정 자금 목적의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은 가능하지만 전체 수요에서 일부에 불과하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25일부터 올해 실행되는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규 접수를 제한했다. 우리은행도 주담대의 경우 각 영업점의 부동산 금융상품 한도를 월별 10억원으로 제한 중이다.
은행권이 대출 창구를 닫는 이유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올해 가계대출 목표치를 크게 초과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달 20일 기준 7조8953억원으로, 목표치(5조9493억원)를 33% 넘겼다. 금융당국은 6·27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은행권에 하반기 대출목표치를 당초 계획의 절반으로 줄이도록 했지만 은행들이 이를 지키지 못한 상황이다. 목표치를 초과할 경우 내년 대출한도 축소 등 페널티를 부과받게 된다.
주요 은행의 주담대가 어려워지면서 당장 아파트 구입 잔금 등을 마련해야 하는 실수요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최근 주담대를 받으려 은행을 갔다가 거절을 당했다. A씨는 "급하게 대출을 받아야 해서 집 근처 은행에 갔는데 대출이 이미 마감됐다"며 "올해는 대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대출 급한 실수요자들 금리 높은 2금융권 찾아
시중은행의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인터넷은행과 2금융권 등에서 조금 더 비싼 이자를 주고서라도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도 늘었다. 하지만 이들 금융사에서도 대출받기가 쉽지 않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신규 주담대 신청을 받지 않다가 지난달 18일 접수를 재개하면서 대출 신청이 몰려드는 중이다. 매일 오전 6시부터 주담대 신청이 가능한데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오픈런이 발생하고 있다. 6시 오픈 이후 순식간에 하루 대출 한도가 마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와 상호금융 등도 대출 문턱을 높였다. 삼성화재는 올해 지급 예정인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으며 KB손해보험도 연내 주담대 신규접수를 마무리한 상황이다. 수협과 신협도 비조합원에 대한 신규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대출이 급한 사람들은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까지 손을 벌리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대출 절벽 상황은 12월 내내 계속되다가 다음 달부터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인해 매년 연말에는 대출이 어려운 현상이 반복되는 추세"라며 "대출이 필요하다면 1월을 노리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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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역시 대출절벽 현상이 다음 달부터는 개선될 것으로 봤다. 이 원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대출 중단 사태에 대해서는 잘 주시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시중은행 상당수가 이미 대출 한도를 넘어섰다"며 "연말까지 적용되는 한도이기에 내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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