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쥐실험서 림프·폐·간 이동 확인
염증·노화 유전자 2배 활성화 확인도
나노플라스틱이 피부를 뚫고 체내에 침투해 림프절과 폐, 간 등 주요 장기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팀의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 박사 연구팀은 방사성동위원소 표지 기술을 활용해 나노플라스틱이 피부를 투과해 전신에 퍼질 수 있음을 쥐 실험을 통해 최초로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방사성 아이오딘(I-205)을 붙인 20㎚(나노미터) 크기의 나노플라스틱을 실험용 쥐 피부에 바른 뒤 '단일광자 방출 전산화단층촬영 영상'을 통해 전신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그 결과 나노플라스틱이 10일 이내 겨드랑이 림프절에 도달하는 것이 확인됐다.
장기 노출 실험에서는 피부를 통해 들어온 나노플라스틱이 1주 차 림프절, 3주 차 폐, 4주 차 간으로 이동하며 단계적으로 확산하는 경로가 확인됐다. 4주 차 말에는 혈류에서도 검출돼, 피부 국소 노출만으로도 나노플라스틱이 혈액을 통해 전신 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반면 방사성 아이오딘만 단독으로 넣었을 때는 림프절에서 관찰되지 않아, 나노플라스틱 자체가 체내 침투 및 이동한 것도 확인했다.
이어 장기 반복 노출을 통해 나타나는 변화도 확인됐다. 나노플라스틱에 3개월간 반복해 노출한 결과, 294개 유전자 발현은 증가하고 144개는 감소하는 등 유전자 발현에도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염증과 노화 관련 유전자의 발현은 2배 이상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조직 분석에서는 피부층 두께 감소가 확인돼, 피부 노화와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울러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 중에도 피부 장벽 기능을 나타내는 지표는 정상 범위로 나타났다. 이는 피부 장벽이 정상적으로 유지돼도 나노입자가 체내에 침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나노플라스틱이 그간 외부 유해 물질로부터 신체를 보호한다고 여겼던 피부 장벽도 통과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피부를 통해 체내로 침투한 나노플라스틱이 전신으로 이동하는 경로도 처음 규명했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박사는 "나노플라스틱의 체내 이동과 생체 영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향후 플라스틱이 인간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해 더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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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1일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저널'에 게재됐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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