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의결
국힘 "민주, 군사작전 하듯 통과"
제헌절 공휴일 재지정 법안도 의결
혐오·차별적 정당 현수막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의결됐다. 제헌절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공휴일법 개정안도 함께 통과했다.
행안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정당 현수막을 옥외광고물법 적용 배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종교, 출신 국가, 지역 등을 이유로 한 차별적 내용의 광고물을 금지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앞서 2022년 법 개정으로 옥외광고물의 허가 및 신고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예외사항에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보장되는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표현'이 포함되면서 정당 현수막에 대한 규제가 풀렸다. 이후 3년 만에 정당 현수막 규제가 신설되는 것이다.
정당 현수막 규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관련 발언 이후 급물살을 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길바닥에 저질스럽고 수치스러운 내용의 현수막이 달려도 정당이 게시한 것이라 철거를 못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혐오 현수막에 대한 대책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현행 옥외광고물법이 2022년 민주당 주도로 통과했다는 점을 토대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에도 현수막 난립에 대한 우려, 도시 미관 저해 등 문제가 거론됐는데도 민주당이 밀어붙였다"고 짚었다. 이어 "그때는 정치 표현의 자유와 정당 활동의 보장을 이야기하더니 이제 와서는 혐오 표현, 경관 훼손을 이야기한다"며 "대통령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9일 만에 법안소위를 통과하고, 16일 만에 오늘 전체회의를 통과하려는, 군사작전 하듯이 하고 있는 부분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원내 소수 정당들은 개정안이 정당 표현의 자유를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가짜뉴스와 혐오 표현을 제한하는 내용에 대해서 반대하는 의견은 아니다"면서도 "소수정당은 정당의 정책, 정치적 입장을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다"며 옥외광고법 8조1항8호를 삭제하는 부분에 반대 의견을 표했다. 해당 조항은 정당 현수막은 읍·면·동별 2개 이내로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 등 규제를 받지 않고 설치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개정안은 이 조항을 삭제해 정당 현수막도 다른 현수막처럼 지자체 규제를 받도록 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옥외광고법 개정안이 실효성이 없다며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용 의원은 "이 법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극우정당, 혐오 현수막을 막을 수 없다"며 "지자체의 자의적 판단이나 지자체장의 정치 성향에 따라 정치 현수막 철거가 개별적으로 이뤄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옥외광고물법은 정치적 논란이 있는 법이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민생법"이라며 "아울러 이 법은 모든 정당에 동일하게 적용이 되며, 정당 활동을 막고 있는 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법안 표결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퇴장했다. 15명의 의원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13명, 반대 2명으로 법안이 의결됐다. 정 의원과 용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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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행안위 전체회의에서는 제헌절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의결됐다.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제헌절은 2008년 이후 18년 만에 공휴일로 재지정된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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