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압력에 당시 연임 포기
"온당한 길 아니다"…KT 이사회 비판
KT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된 구현모 전 KT 대표가 차기 대표 공모 절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14일 밝혔다. 최근 KT는 김영섭 대표의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신임 대표 공모 절차를 시작했다.
구 전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배구조의 핵심은 사외이사의 숫자나 권한이 아니라, 유능한 대표이사 후보를 키우고 정당하게 선택할 수 있는 건강한 구조"라며 왜곡된 지배구조 아래에서 다시 심사받는 것은 온당한 길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KT 대표로 역임했고, 연임에 나섰으나 윤석열 정부 시기 정치권 압력으로 이를 포기했다. 구 전 대표는 당시 KT 대표 선임 절차를 비판하며 "3년 전 KT에서 벌어진 일들은 우리나라 기업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일이며,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관에 따라 추천된 대표이사 후보를 외부에서 개입하여 사퇴시키고 사외이사들까지도 사퇴하도록 하여 무려 6개월 동안 대표이사도, 이사회도 없는 기형적 경영 공백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구 전 대표는 KT 이사회의 정당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올해 초 주총에서는 내년도 임기만료 예정인 이사들이 임기 만료된 이사 4명 전원을 다시 추천하여 선임하도록 하고, 정관에도 맞지 않는 인사권 관련 규정을 신설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KT의 지배 구조가 왜곡된 결과로 탄생한 이사회로부터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한다면, 이는 3년 전 사태를 직접 경험한 사람으로서 온당한 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공모 절차에 참여하지 않는 배경을 밝혔다.
그는 "KT의 역사도, 문화도, 기간통신사업자의 역할과 책임도 모르는 분들은 참여를 자제해 달라"면서 "AI의 중요성을 제가 누구보다 잘 알지만 그렇다고 AI 전문가가 KT를 이끌 대표가 될 수는 없다, KT는 AI 기업이기 이전에 국가 기간통신망을 책임지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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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영섭 대표는 해킹 사태에 책임을 지고 연임을 포기했다. 지난 4일 KT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공식 개시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KT 사외이사 전원(8인)으로 구성돼 있다. 공개 모집은 16일 오후 6시 마감된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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