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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물인데 왜 비싼가 했더니… 생수 시장 '라벨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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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PB 따라 출고가 '두 얼굴'
수원지보다 라벨이 가격을 만든다
투명성 사각지대에 놓인 생수 산업

국내 생수 시장이 '브랜드 라벨'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구조적 착시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수원지 물이 PB(유통사 브랜드)로 판매될 땐 초저가 생수가 되고, NB(제조사 브랜드)를 달면 가격이 1.5~2배가량 뛴다. 성분·취수원·품질은 같지만, 소비자는 이를 구분할 방법이 거의 없다. 생수 시장이 브랜드 중심으로 작동하면서 물 자체의 실질적 가치가 라벨에 가려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같은 물인데 왜 비싼가 했더니… 생수 시장 '라벨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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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환경부와 각사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업체인 로터스, 백학음료, 산청음료 등 다수 제조원은 여러 브랜드에 동일 수원지 물을 공급한다. 문제는 가격이다. 같은 제조원에서 같은 수원지 물을 병입해도, NB 브랜드가 붙으면 가격은 높아지고 PB로 가면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실제 이들 OEM 기업이 공급하는 홈플러스 맑은 샘물 무라벨은 500㎖ 페트병 기준 100㎖당 40원에, 롯데마트 미네랄워터 ECO는 38원인데 반해, 같은 수원지에서 생산된 아이시스 ECO는 63.5원으로 차이가 났다.


같은 물인데 왜 비싼가 했더니… 생수 시장 '라벨의 함정'

단일 취수원 단 3곳뿐…생수별로 미네랄·경도 다 달라

이 같은 가격 격차가 발생하는 배경에는 국내 생수 산업의 다(多)수원지 구조가 자리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먹는샘물 제조업체는 60곳이며 업체당 평균 5.3개 제품을 생산한다. 한 브랜드가 평균 약 4.5개의 수원지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동일 브랜드명이라도 생산 시점·지역·라인에 따라 '다른 물'이 병입될 수 있다는 의미다. 수원지는 물의 미네랄 조성과 경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수원지가 달라지면 성분과 맛도 미세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국내 주요 브랜드 중 단일 취수원을 유지하는 곳은 삼다수·백산수·휘오 울림워터 3곳뿐이다. 제주개발공사의 삼다수는 제주 조천읍 교래리, 농심이 판매하는 백산수는 중국 길림성 안도현, LG생활건강의 휘오 울림워터는 경북 울릉군 북면에서 물을 취수해 상대적으로 성분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물인데 왜 비싼가 했더니… 생수 시장 '라벨의 함정'

독과점 시장…브랜드 신뢰 뒤에 가려진 정보 비대칭

이같은 다수 수원지 구조가 시장 과점과 결합하면서 소비자 착시를 크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생수 시장은 제주개발공사 삼다수(40%),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13%), 농심 백산수(8%) 등 상위 3개 브랜드가 60% 이상을 차지하는 과점 시장이다. 소비자는 브랜드가 강할수록 '브랜드가 곧 품질 보증'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지만, 실제로는 다수 수원지 운영 탓에 품질과 성분의 균일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특히 시장 점유율 2위 아이시스는 경남 산청, 충북 청주, 전북 순창, 경북 청도 등 네 곳에서 서로 다른 물을 생산하며, 유통 채널·제품 용량·PB/NB 여부에 따라 제조원과 수원지가 달라진다. 수십 개 생수 상품이 나열된 오프라인 매장 환경에서 소비자가 미세한 라벨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다수 소비자는 브랜드명이나 가격 수준만으로 생수를 선택하고 있다"며 "수원지가 동일하다는 사실이 적극적으로 공유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는 합리적 판단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PB생수의 경우)안정적인 판매채널 확보를 통해 물류 프로세스 간소화, 재고부담 완화뿐 아니라 별도의 브랜딩 마케팅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점 등 다양한 비용감소 이유가 있다"며 "이는 다양한 PB 제품과 동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물인데 왜 비싼가 했더니… 생수 시장 '라벨의 함정' 서울 시내 대형 마트에 생수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소비자 선택권 사실상 없어…실질적 정보 공개해야

업계에서는 생수가 일상 필수재로 자리한 만큼, 브랜드 내 성분 차이에 대한 공시 강화나 NB·PB 간 가격 구조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수원지에 따라 미네랄 조성이나 물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품질 변동성이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라벨에 수원지가 표기돼 있어도 구매 환경에서 선택권이 부여된다고 보긴 어려워 브랜드 이름이 품질에 대한 정보를 지나치게 대체하고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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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성분 차이에 대한 공시가 라벨의 미세한 표기로 끝나는 수준을 넘어서 브랜드별·수원지별 물리·화학적 특성을 일목요연하게 비교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될 필요가 있다"며 "제조원, 수원지, 유통마진 등 주요 가격 결정 요소 또한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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