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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시야 속 찬란한 빛의 세계...신경철 작가 'Light Between 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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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갤러리 서울, 신경철 작가 개인전
오는 12월30일까지
빛에 민감해진 시력으로 보는 세상 표현
연필 외 목탄으로 작업한 작품 선봬
빛 덩어리와 같은 물감 조각 신작 공개

신경철 작가는 12년 전 시력 저하에 따른 수술 여파로 빛에 몹시 민감해졌다. 평소에 보던 풍경이 겹치고 분산되고 흐릿해졌다가 파편화되기 일쑤. 자신이 보는 세상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 주고자 붓을 들었다.


흐릿한 시야 속 찬란한 빛의 세계...신경철 작가 'Light Between Air' 13일 서울 종로의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신경철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서믿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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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방식은 크게 4단계. 먼저 그라인더 사포질로 칠판같이 맨질맨질한 표면을 만들고, 그려 넣을 이미지를 정한다. 직접 생각하기도, 인터넷에서 도안을 내려받기도 한다. 다음은 페인팅 순서. 3~4주 동안 저어 꾸덕하게 만든 물감을 거친 붓을 이용해 채색한 뒤 이미지를 연필로 드로잉 한다.


보통 드로잉하고 색을 입히는 게 일반적인 순서. 순리를 거스르는 건 중학교 시절의 색칠 놀이에서 기인한다. 13일 서울 종로의 리안갤러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신경철 작가는 "중학교 때 형광펜으로 낙서를 한 다음 검은색 펜으로 바깥 선을 그리면 이미지가 완전히 반전된 것처럼 보이는 게 너무 재밌고 신기했다"며 "그 놀이를 표현하면 어떨까 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흐릿한 시야 속 찬란한 빛의 세계...신경철 작가 'Light Between Air' 리안갤러리 서울 지하 전시장 내부 전경. 서믿음 기자

빛에 예민한 탓에 작품이 전반적으로 금빛이나 회색빛을 많이 띤다. 작가가 보는 세상이 그러하기 때문.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는 것도 신경철 작가 작품의 관전 포인트다. 그는 "제 작품은 주변 빛들의 굴절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면에선 잘 안 보일 수 있다. 좌우, 위아래로 보는 관점에 따라 달리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리안갤러리 서울이 전시장으로 제격이라고 했다. 특히 갤러리 지하 입구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 그는 "리안갤러리의 지하공간을 참 좋아한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긴장감이 너무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T-Here-D' 시리즈 목탄 작품도 선보인다. 종이 위에 밑색을 바르고, 그 위에 목탄으로 선을 그리고, 손으로 문지르거나 목탄이 먹지 않는 표면을 남기며 파스텔과 지우개로 흔적을 더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작가는 작업 중 팔레트에 남은 물감 덩어리를 종이에 직접 부착해 시간의 잔여를 시각화하며, 감각의 층위를 한 장의 종이 위에서 재구성한다.


조각 신작도 첫선을 보인다. 어느 날 작업실 창문으로 비친 햇살이 비춘 팔레트 위 물감 덩어리들의 마치 빛의 입자처럼 느껴졌던 것이 계기가 돼, 작정하고 조각 작품으로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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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유진상 계원예술대 교수는 "신경철 작가처럼 낮음 음역대와 가시영역대에서 작업하는 사람을 알지 못한다. 낮은 톤과 채도가 굉장한 디테일을 만들어 낸다"며 "한국 회화에 있어 한 챕터를 이룬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전시는 오는 12월30일까지 이어진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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