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서 1200년 전 탄화된 빵 5개 발굴
"보존 상태 탁월" 예수 모습 등 시대상 담겨
튀르키예 남부 지역에서 서기 7~8세기경으로 추정되는 불에 탄 빵을 발견한 가운데 빵 표면에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과 함께 "복되신 예수님께 감사드리며"라는 그리스어 문구가 새겨져 있어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튀르키예 남중부 카라만 주 정부가 최근 고대 도시 에이레노폴리스(Eirenopolis) 로 알려진 토프라크테페(Topraktepe) 유적지에서 탄화된 빵 5개를 발굴했다고 보도했다.
카라만 주정부는 8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을 보면, 한 빵의 표면에는 "복되신 예수님께 감사드리며" 라는 그리스어 문구와 함께 예수의 형상이 남아 있었다. Karaman Valiligi SNS
카라만 주 정부는 8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을 보면, 한 빵의 표면에는 "복되신 예수님께 감사드리며"라는 그리스어 문구와 함께 예수의 형상이 남아 있었다. 특이한 점은, 전통적으로 한 손에 성서를 들고 다른 손을 들어 축복하는 비잔틴식 '구세주 예수(Pantokrator)' 묘사와는 달리, 이번에 발견된 형상에는 씨를 뿌리는 '농부 예수'의 모습으로 표현돼 있다는 것이다. 카라만 주 정부는 "이 빵은 서기 7~8세기경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초기 기독교 의식에서 사용된 성찬식 빵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현지 발굴 관계자들은 "당시 다산(多産)과 노동이 종교적으로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졌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빵들에서도 기독교 기사단의 상징인 몰타 십자가(Maltese Cross) 형태의 문양이 확인됐다. 카라만 주 정부는 "이 빵들이 탄화 과정을 거쳐 보존됐다는 점은 매우 뛰어난 보존 환경을 보여준다"며 "이번에 발견된 빵은 지금까지 튀르키예의 아시아 지역(아나톨리아)에서 확인된 가장 잘 보존된 사례 중 하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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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굴은 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산하 문화재·박물관총국의 허가를 받아 카라만박물관(Karaman Museum) 주관으로 진행됐다. 최근 카라만 주를 포함한 튀르키예 남부 지역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초기 기독교 관련 유적 발굴이 잇따르고 있다. 2024년에는 터키와 아르메니아 접경 지역에서 4~5세기 교회 유적이 새롭게 확인되는 등, 고대 기독교 문화 연구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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