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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붙은 쇄빙선 확보 경쟁…'K조선' 기술로 북극항로 개척 도전장[북극, 패권의 新항로]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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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운항 목표로 개발 중인
한국의 차세대 쇄빙연구선
후발주자지만 쇄빙선 확보경쟁·K조선 기술은 강점

2025 북극서클총회에서 한국은 새정부의 북극정책과 함께 차세대 쇄빙연구선 개발 계획을 선보였다. 미·중·러 강대국을 비롯해 캐나다, 노르웨이 등 지리적으로 북극해와 직접 영토를 맞댄 국가들의 네트워크가 강한 이 지역에서, 비 북극권 국가인 한국이 북극항로 참여자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뛰어난 과학기술을 앞세운 조선 협력이 유일한 해법으로 평가된다.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개최된 '2025 북극서클총회' 개막 이튿날인 지난 17일(현지시간) 극지연구소(KOPRI)·한국북극연구컨소시엄(KoARC)·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북극경제이사회(AEC)와 함께 연구자, 조선업 관계자, 관련 기업인 등을 대상으로 '북극항로와 친환경 조선' 주제의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불 붙은 쇄빙선 확보 경쟁…'K조선' 기술로 북극항로 개척 도전장[북극, 패권의 新항로]⑦ 2030년 북극항로 운항을 목표로 한화오션이 건조하는 한국의 차세대 쇄빙선(가상 이미지). 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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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연구자들은 2030년 운항을 목표로 하는 한국의 차세대 친환경 쇄빙연구선을 소개했다. 노후화된 아라온호를 대체할 선박으로, 규모는 아라온호의 2배 이상이며 쇄빙 능력도 훨씬 뛰어나다. 특히 친환경 이중연료(LNG/MGO) 시스템을 도입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연료 효율은 높일 계획이다. 한국의 '그린 북극 해운(Green Arctic Shipping)' 전략의 일환으로, 북극항로를 단순 물류 차원이 아니라 친환경 기술·디지털 전환에 방점을 두고 북극 국가들과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안재우 한화오션 책임연구원은 "한화오션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쇄빙선 설계 및 건조 경험을 갖고 있다"며 "액화천연가스(LNG) 쇄빙선 건조를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이를 기반으로 더욱 효율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선박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존 쇄빙선은 높은 연료 소모와 온실가스 배출이 문제가 됐다"면서 "한화오션은 이중연료 기반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이는 북극의 가혹한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늘면서 최근 전 세계 국가들은 앞다퉈 추가 쇄빙선 확보에 나서는 분위기다. 한국은 선박 건조 능력이 뛰어나지만 쇄빙선 시장에는 늦게 뛰어든 후발주자다. 현재 핀란드 기업 아커 아틱(Aker Arctic)사가 전 세계 쇄빙선의 50% 이상을 건조하며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아커 아틱사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실제 운항하는 쇄빙선은 러시아가 54척으로 가장 많고 이어 캐나다(19척), 미국(12척) 등 순이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는 12척의 쇄빙선을 추가로 건조하고 있고, 캐나다도 22척을 신규 도입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이 핀란드로부터 쇄빙선 11척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한국의 경우 2010년 운항을 시작한 '아라온호'에 이어 2030년께 차세대 쇄빙선이 완성되면 보유 수량이 두 대로 늘어나게 된다.

불 붙은 쇄빙선 확보 경쟁…'K조선' 기술로 북극항로 개척 도전장[북극, 패권의 新항로]⑦

문제는 이처럼 급격히 늘어난 쇄빙선들이 북극해를 오가면서 빙하를 깨기 시작하면 환경파괴 우려도 커진다는 점이다. 자칫 섣부른 항로 개척으로 감당하지 못할 재난이 발생할 수도 있다.


데이비드 볼턴 하버드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전 미 국무부 부차관보)은 "우리는 북극해에서의 대규모 상업 해운이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고위도 지역의 통신 인프라가 부족해 수색 및 구조 능력은 거의 없고, 특히 북극에서 석유 유출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대응 및 정화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북극항로의 준비는 '과학적 기반 마련'을 의미한다"며 "북극항로의 확장을 이루려면 정부와 산업계, 환경단체, 과학자가 모여 충분한 준비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은 2013년 북극이사회 옵서버로 가입한 이후 꾸준한 과학협력을 통해 북극 지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입지를 다지고 있다. 북극권 국가들은 정치·경제적으로는 경계심을 높이면서도, 과학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협력을 필요로 한다. 북극에서 벌어지는 범지구적 변화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데다 북극권 스스로 해결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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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 극지연구소 정책협력부장은 "우리는 북극 협력을 단순히 상업적 관점이 아닌, 글로벌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한국은 기술력과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북극 국가들과 함께 미래의 친환경 해운·에너지·환경 모델을 구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레이캬비크(아이슬란드)=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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