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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어린이집 버스 원아 사망' 피고들 항소심서 혐의 인정 … 유족 "형 감경 전략, 합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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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버스에서 내린 원아를 보지 못하고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각각 실형을 선고받은 운전기사와 담당 보육교사, 어린이집 원장이 2심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하며 선처를 구했다.


경남 창원지방법원 3-1형사부(재판장 오택원·권미연·정현희 부장판사)는 21일 이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앞서 지난해 6월 21일 오전 10시 40분께 산청군보건의료원 주차장에서 생후 19개월 원아 D 양이 견학을 위해 어린이집 버스에서 내린 후 차량 앞쪽에 있다가 깔려 숨졌다.


운전기사 A 씨는 주차장에서 원생들을 하차시킨 후 차를 다시 움직이는 과정에서 원생들이 안전한 장소에 도착했는지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출발해 D 양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보육교사 B 씨와 원장 C 씨는 원생을 한 명씩 하차시킨 후 모두 안전한 장소에 도착했는지 확인한 다음 운전기사에게 출발을 지시해야 하는 업무상 주의 의무를 어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금고 1년 6개월과 금고 1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산청 어린이집 버스 원아 사망' 피고들 항소심서 혐의 인정 … 유족 "형 감경 전략, 합의 없어" 경남 창원지방법원. 이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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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선고 후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세 피고인은 이날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A 씨와 C 씨는 1심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A 씨 측 변호인은 "사고 당시 피고인이 차량을 정차한 후 운전석에서 인솔 교사들이 원생들의 손을 잡고 하차시키는 걸 봤기 때문에 피해자가 차량 앞에 앉아 있을 거라 생각 못 했다는 잘못이 있다"며 "어린이 통합버스 운행 지침엔 차량에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는 운전석에서 이탈할 수 없기 때문에 교사들이 안전한 장소로 이동했는지 직접 확인하거나 교사들에게 가서 물어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팔순의 아버지와 칠순의 어머니를 부양하는 피고인의 구금이 장기화하면 부양 가족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점,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 성당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성실하게 사는 점 등을 참작해 선처를 베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B 씨 변호인은 "피고인 B 씨는 수사 초기부터 일관되게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고,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며 자책하며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에 시달려왔고 트라우마로 지금도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이 여러 아이를 동시에 책임지는 상황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점, 사건 당시에 교사 5명이 29명의 영유아를 인솔해야 했으나 하차 방법이나 인솔 과정에 대한 구체적 공지나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평소보다 이동 거리가 멀게 주차가 된 점, 여러 사람의 실수와 불운이 겹친 사고의 책임을 한 사람의 것으로 단정 짓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조금이라도 선처해 달라"고 요청했다.


C 씨 변호인은 "C 씨는 당시 현장에 있지 않았는데 직원 과실로 일어난 교통사고에 대해 원장에게 형사 책임까지 물은 사례는 확인하기 어렵다"며 "사고 직전 종합 평가에서도 모든 분야 우수등급을 받아, 평소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군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어린이집으로 피고인에게 예산이나 인력에 관한 결정 권한이 없다"라고도 했다.


또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피고인이 사고 이후 처음으로 구금 생활을 하며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며 "피고인이 받은 형량이 피고인의 죄책에 부합하는지 다시 한번 신중하게 생각해 주길 바란다"라고 선처를 구했다.


A 씨는 최후 진술에서 "감히 용서를 언급할 수도 없는 큰 죄를 지었다"며 "말할 수 없는 비통함과 원통함 속에서 평생 아픔을 짊어져야 할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한없이 죄송한 마음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B 씨는 "저의 과실로 사랑하는 아이를 잃은 부모님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하늘에 있는 아이에게도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평생 간직하며 사죄의 마음으로 살겠다"며 "하지만 평소 교사로 최선을 다한 저를 살펴봐 주길 바란다"고 했다.


C 씨는 "35년간 일하면서 항상 아이들을 우선으로 생각했으며 교사들이 엄마의 마음으로 돌볼 수 있게 했다"며 "피해자에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진술했다.


이날 항소심은 숨진 D 양의 아버지 E 씨가 참관했다.


참관석에서 발언권을 얻은 E 씨는 "사고 이후 우리 가족의 시간은 멈췄다"며 "여전히 아이의 빈자리는 커져만 가고 하루에도 몇백 번씩 삶의 무너져 내리는 고통을 겪고 있다"라고 울먹였다.


그는 "피고인들은 1심에서 끝까지 혐의를 부인한 채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기에 급급했다"며 "이제 와 혐의를 인정한다고 하지만 이는 진정한 반성이 아니라 형을 감경받기 위한 전략적 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 씨는 "우리 가족의 피해와 상처는 회복 불가능하며 그 책임은 피고인들에게 있다"라며 "우리는 어떠한 합의 의사도 없음을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항소심 재판부가 1심 판결을 존중해 피고인들이 법적 책임을 이행할 수 있도록 엄중하고 정의로운 판단을 내려주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으로 항소한 검찰은 이날 A 씨와 B 씨에게 각각 금고 3년, C 씨에게 금고 2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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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이 사건 심리를 이날 종결하고 오는 11월 27일 선고할 예정이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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