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용 다기능 레이더 등 수출 품목 집중 공략
영국 군사정보기업 제임스의 '세계 방산 시장 연감'에 따르면 레이더 전체 시장 규모는 올해부터 2034년까지 10년간 616조 8000억원에 달한다.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규모도 같은 기간 17조원(지상 11조 3000억원·해상 2조 9000억원·항공 2조 8000억원)에 달한다. 레이더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은 각국이 6세대 전투기 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선 이미 독일의 주도 아래 프랑스, 스페인이 함께 6세대 전투기 '미래 전투 공중 시스템 (FCAS)'을 개발 중이다. 2029년에 첫 시험 비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영국, 이탈리아, 일본은 6세대 전투기를 공동개발하기로 '글로벌 전투항공 프로그램(GCAP)' 조약에 서명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방산 부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1226억원) 대비 78.9% 증가한 21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2조4525억원) 대비 14.3% 증가한 2조8037억원, 순이익은 전년(3431억원) 대비 29.8% 증가한 4452억원이다. 한화시스템은 UAE 천궁-II 다기능 레이더(MFR) 수출이 매출 향상에 공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는 지상뿐만 아니라 해상, 항공레이더 시장에 중심에 서겠다는 계획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천마탐지추적레이더, 철매-Ⅱ 다기능레이더, 함정용 추적레이더 개발 등 30년의 노하우에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다.
한화시스템은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2024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천궁-Ⅱ 다기능 레이더 수출 계약을 맺었다.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당시 한화시스템의 계약 규모는 약 1조3000억원(전체 규모의 30%)이다. 사우디 수출에서는 한화시스템은 1조2000억원 규모(전체 규모의 28%)로 계약했다.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Ⅱ(천궁-Ⅱ)'의 다기능 레이더는 모든 방향에서 접근하는 적 전투기와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다. △탐지·추적 △피아식별 △재밍(전파방해) 대응 △유도탄 포착·추적·교신 등 교전 기능 복합 임무를 1대의 3차원 위상배열 레이더로 동시에 수행한다.
천궁-II 레이더에 이어 장거리용 다기능 레이더(Long-Range MFR)도 후속 수출품목군에 포함된다. 여기에 동시 다수의 다연장로켓 시스템(MLRS) 위협체에 대한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는 '다표적 동시교전 다기능 레이더(Anti-MLRS MFR)를 개발하면 수출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사정포 요격체계 다기능 레이더도 개발에 나선다. 한국형 아이언돔이라 불리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 중 핵심이다. LAMD 1개 포대는 레이더와 교전통제소, 발사대 6개와 요격미사일 등으로 구성된다. 장사정포 요격체계 다기능 레이더는 다수의 위협체에 대한 표적을 동시에 탐지 및 추적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다발로 무리 지어 날아오는 장사정포를 실시간으로 탐지·추적할 수 있어 국내 주요 핵심 시설을 촘촘히 보호한다. 한화시스템의 장사정포 요격체계 다기능 레이더는 해외 유사 무기체계인 아이언돔보다 우수한 탐지·추적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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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호위함(울산급 Batch-III) 전투체계 개발사업, 차기 구축함(KDDX) 전투체계와 다기능 레이더 개발 사업도 진행 중이다. 레이더만으로도 360도 전방위 대공·대함 표적에 대한 탐지, 추적, 함포 사격지원 등 다중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지난해 자체 개발한 '선박용 사이버보안 솔루션'에 대해 아시아 최초로 미국선급협회(ABS) 인증을 받았다. 글로벌 조선업을 이끄는 한·중·일 3국 가운데 선박용 사이버보안 솔루션 인증을 획득한 사례는 처음이다. 함정 추진체계의 운용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는 함정 추진체계 상태기반진단체계(CBMS)도 개발했다. CBMS는 미국·노르웨이·이탈리아 등 일부 선진국만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어서 수입대체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425 위성의 SAR 등 지상·해상·항공 및 위성까지 운용 가능한 첨단 레이더에 도전장을 내걸고 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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