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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원짜리 밥' 때문에 홀수 축의금 공식은 끝났다…"5만원 내기 눈치 보여요"[주머니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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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평균 결혼 비용 2160만원
결혼식 식대만 6만원 돌파
하객들 축의금 부담도 덩달아 커져

편집자주삼겹살 1인분에 2만원, 자장면 한 그릇에 7500원인 시대다. 2024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8(2020년=100)로, 2025년 역시 고물가 여파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졌다. 주머니톡(Week+Money+Talk) 연재를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물가와 함께 우리 주머니 사정과 맞닿은 소비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지난 6월 결혼한 직장인 공모씨(31)는 예식이 끝난 뒤 하객들에게 받은 축의금을 정리했다. 그 결과, 전체 203명 중 10만원을 낸 하객이 58%로 가장 많았으며, 5만원(15.8%)과 20만원(15.3%)이 그 뒤를 이었다. 30만원 이상 고액 축의금을 낸 경우는 8.4%였다. 공씨는 "결혼식에 오지 않거나 식사하지 않은 분들은 주로 5만원을 냈고, 참석한 분들은 친분을 막론하고 대부분 10만원을 주셨다"며 "식대가 6만원이다 보니, 하객들이 이를 고려해 10만원을 낸 것 같다"고 했다.


'6만원짜리 밥' 때문에 홀수 축의금 공식은 끝났다…"5만원 내기 눈치 보여요"[주머니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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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비용이 치솟으면서 하객들의 축의금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친분 정도에 따라 3만·5만·7만 원 등 홀수 단위로 내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결혼식 준비 비용이 오르면서 축의금 수준도 자연스레 높아지는 모습이다.

여전한 '웨딩플레이션'…'스드메' 비용도 상승세
'6만원짜리 밥' 때문에 홀수 축의금 공식은 끝났다…"5만원 내기 눈치 보여요"[주머니톡] 서울 노원구 초안산수국동산에서 웨딩촬영 이벤트에 참여한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가 사진촬영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올해도 예식비용 전반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14개 지역 결혼 서비스 업체 504개사를 조사한 결과, 전체 결혼 서비스 평균 비용은 지난 8월 2160만원으로 6월보다 4.1%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이 3509만원으로 가장 비쌌으며, 가장 저렴한 경상도(1181만원)와 비교하면 약 3배 차이를 보였다. 예식장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대도 인상됐다. 식대 중간가격은 5만8000원에서 6만 원으로 3.4% 상승했다.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비용 역시 예비부부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에 따르면 스드메 평균 비용은 ▲2021년 278만원 ▲2022년 307만원 ▲2023년 333만원 ▲2024년 360만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2021년 대비 약 30% 상승한 셈이다.


결혼 준비 비용이 해마다 늘면서 '웨딩'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웨딩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 커뮤니티에서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오는 12월 결혼을 앞둔 한 예비 신부는 "'웨딩'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서비스 가격이 두세 배로 뛴다"며 "결혼 준비하면서 들어가는 돈이 너무 많아, 셀프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직접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매해 오르는 축의금에 하객들 부담도 커져
'6만원짜리 밥' 때문에 홀수 축의금 공식은 끝났다…"5만원 내기 눈치 보여요"[주머니톡]

결혼 비용이 오르면서 하객들의 축의금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과거 축의금은 서로의 경사를 축하하고 받은 만큼 되갚는 상호부조의 성격이 강했지만, 금액이 커지면서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카카오페이의 온라인 축의금 송금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축의금 평균액은 2021년 7만3000원 ▲2022년 8만원 ▲2023년 8만3000원 ▲2024년 9월 기준 9만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 3년 새 약 23.3% 오른 셈이다. 1994년 한국갤럽 설문조사에서 당시 축의금 평균이 2만80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0년간 약 3.2배로 증가했다. 특히 가까운 지인 결혼식의 경우, 20~30만원을 내는 사례도 적지 않아 부담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직장인 손모씨(29)는 "요즘은 친한 사이가 아니어도 결혼식에 참석하면 축의금은 10만원이 기본인 것 같다"며 "참석하지 않을 땐 5만 원 정도를 보내지만, 식대를 생각하면 10만원이 적정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지인 결혼식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한 달 축의금만 해도 수십만 원이 나간다"며 "청첩장을 받으면 축하하는 마음이 크지만,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직장 내에서도 축의금 기준이 10만원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5월 직장인 8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장 동료 결혼식 참석해 식사까지 할 경우 적정한 축의금으로 '10만 원'을 꼽은 응답자가 61.8%로 가장 많았다. 이어 5만원 32.8% 5만원 미만 3.2% 15만원 1.4%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사적으로 친한 직장 동료', '협업·일로 엮인 동료' 모두 10만원이 적정하다고 답했다. 해당 응답은 각각 59.7%, 60.1%로 모두 절반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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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결혼 비용과 축의금 부담이 커지자 지자체들은 예비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공공예식장' 제도다. 공공시설 등을 활용해 예식을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치를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서울·경기·부산 등 일부 지자체에서 운영 중이다. 서울시는 특히 지난 7월부터 공공예식장을 기존 25곳에서 61곳으로 대폭 확대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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