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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된 '원·달러 환율 1400원'… 산업계는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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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고착되며 '뉴노멀'로 자리 잡자 산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주요 장비와 원자재를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라 환율 상승이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비축 체계를 갖추고 있어 단기적인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환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 투자비와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구체적인 조치가 나올 때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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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운·車 수익개선 기대
석화·철강 원자재 가격 압박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고착되며 '뉴노멀'로 자리 잡자 산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선 과거 2008년 금융위기와 2022년 긴축기 때처럼 단기 수출 호재가 원가 상승으로 되돌려지는 흐름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선·해운·자동차는 달러 매출 비중이 높아 수익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반도체·가전은 부품 수입 부담이 커지고 석유화학·철강은 원자재 결제가 대부분 달러로 이뤄져 원가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오전 9시 19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4원 오른 1,427.2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1400원~1450원대 박스권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주요 은행들은 기업의 외환거래 기준 환율을 1430원 안팎으로 상향 조정했다.


뉴노멀 된 '원·달러 환율 1400원'… 산업계는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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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전반에서 고환율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환율 상승이 수출 경쟁력 개선으로 이어지는 업종이 있는 반면, 원자재와 부품 조달비가 불어나 수익성이 악화되는 업종도 많다. 특히 기업마다 환헤지(환율 위험 방어) 능력과 해외 생산 비중이 달라 실적 격차가 커지는 양상이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 수출기업의 영업이익은 평균 0.5~1% 개선되지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1~1.5% 감소한다. 과거 고환율기에도 수출업종은 단기적으로 실적이 개선됐다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비용 전가 한계로 이익이 반전된 바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중심 업종은 이번에도 일단 환율 상승을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조선·해운업도 수주와 운임이 모두 달러로 책정돼 환율이 오르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항비 일부가 외화로 빠져나가지만, 환차익이 이를 상쇄한다"며 "달러 강세 국면에서는 매출 증가 효과가 확실히 있다"고 말했다. 전력·전선 업계는 상대적으로 고환율의 수혜가 예상된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환율 상승이 실적 방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도 해외 판매 비중이 높은 완성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고환율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현대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5% 상승하면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세전이익)은 1348억원 증가한다. 현재 1430원대 환율은 6월 말 대비 약 6.1% 오른 수준으로, 단순 계산해도 이익이 약 1600억원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현대차는 평균 환율 1453원이었던 지난 1분기에도 6000억원이 넘는 환율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임은영 삼성증권 팀장은 "환율이 1% 변동할 때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 변동 폭은 각각 3.3%, 3.4%"라며 "현재 환율이 유지되면 관세 타격의 30%는 환율로 만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뉴노멀 된 '원·달러 환율 1400원'… 산업계는 희비

가전·반도체 업계는 사정이 다르다. 환율 급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 단적으로 수출 경쟁력이 좋아진다고 볼 수 있지만, 수입해야 하는 원자재·부품 비용이 그만큼 오르기 때문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과거와 달리 해외 생산기지가 다변화한 상태에서 환율을 비롯한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반도체 업계는 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주요 장비와 원자재를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라 환율 상승이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비축 체계를 갖추고 있어 단기적인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환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 투자비와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구체적인 조치가 나올 때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과 항공업계는 환율 급등의 직격탄이 예상된다. 핵심 원료인 원유·납사·항공유를 대부분 달러로 들여오기 때문에 환율 상승이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까닭에서다.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납사 가격이 오르면 제조원가에 바로 반영되는데, 제품 납품 단가를 즉시 올리기 어려워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도 "항공유, 리스료, 정비비용 등 대부분이 달러 결제로 환율이 오를수록 부담이 커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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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도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이 크다. 철광석과 원료탄 등 핵심 원자재를 대부분 호주 등 해외에서 수입하는 구조라 환율이 오르면 구매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형 제철소는 구매 규모가 커 환율 리스크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산 원료탄을 시범 생산 중이지만 아직 상업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해 사실상 모든 원자재를 달러로 결제하고 있다"며 "환율이 10원만 올라가도 수천억원 규모의 원가 부담이 생긴다"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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