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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생리의학상, '말초 면역 관용' 규명 3인 수상…"기초 과학 힘 보여주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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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메리 브런코·프레드 람스델, 日 사카구치 시몬 공동 수상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인체 면역계의 브레이크 역할을 규명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노벨 생리의학상, '말초 면역 관용' 규명 3인 수상…"기초 과학 힘 보여주는 사례"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미국 생물학자 매리 브런코(왼쪽)와 프레드 램스델(가운데), 일본 생물학자 사카구치 시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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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말초 면역 관용'의 원리를 밝힌 공로로 미국의 메리 브런코, 프레드 람스델, 일본의 사카구치 시몬 3인을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이들의 발견은 인체가 스스로의 조직을 공격하지 않도록 유지하는 핵심 기전을 규명했다"면서 "면역학의 근본 원리를 재정립한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사카구치 시몬 오사카대 석좌교수는 1990년대 초반 면역계 안에서 자가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조절 T세포의 존재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그는 실험을 통해 특정 T세포가 과도한 면역 반응을 제어하며 면역 균형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미국의 두 연구자가 연구를 마무리했다. 메리 브런코 박사는 생화학자 출신으로 당시 미국 워싱턴대학교와 생명공학기업 아이모뮤노에서 유전자 수준의 면역질환 연구를 이끌었다. 그녀는 2001년 생쥐 모델에서 자가면역 질환을 유발하는 '포크헤드박스 P3(Foxp3)' 유전자 돌연변이를 규명했다. Foxp3는 조절 T세포의 형성과 기능을 결정하는 핵심 전사인자로, 면역 관용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는 미국 시애틀의 바이오테크 기업인 인사이트의 연구본부에서 면역 관련 유전자 기반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함께 수상한 프레드 람스델 박사는 면역학자이자 생명공학 혁신가다. 당시 아이모뮤노에서 브런코와 공동으로 Foxp3의 면역조절 기능을 규명한 인물이다. 그는 Foxp3의 결함은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하는 IPEX 증후군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Foxp3가 조절 T세포의 '마스터 유전자'임을 제시했다. 현재 람스델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사이톨릭 테라퓨틱스와 협력하며 자가면역 억제 신약 및 면역 균형 복원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면역체계 자가 인식에 대한 조절 연구에 따르면 T세포 수용체는 자신에서 유래하는 수용체도 만들어서 자기를 인식한다.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흉선에서 자가인식 T세포를 제거해, 류마티스 관절염, 루프스와 같은 자가항체에 의한 질환을 예방한다.


제갈동욱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사카구치 교수는 자가인식 T세포는 CD25를 발현하며, 이러한 CD25 세포가 존재함을 발견했다"며 "이러한 CD25 T세포를 실험군에 투여하면, 자가면역 질환을 억제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브론코, 람스델 교수는 X염섹체에서 FOXP3 유전자를 발견하였고, 이를 IPEX 증후군 환자에서 실증했다"며 "결론적으로 FOXP3유전자가 CD25 T cell의 성숙에 중요함을 발견했고, CD25 T세포 (Treg)은 자체 단백을 인식하는 T세포를 억제함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세 사람의 연구는 1990년대 초부터 각각의 흐름으로 발전해 왔으나, 2001년 브런코·람스델 교수가 Foxp3 유전자의 분자적 실체를 규명하고 사카구치 교수가 이를 조절 T세포와 연결하면서 하나의 완전한 면역관용 이론으로 정립됐다.


올레 캄페 위원장은 "이들의 발견은 면역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우리가 모두 심각한 자가면역질환을 겪지 않는지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면역학계도 이번 노벨위원회의 선정을 반겼다. 종양·근육·면역의 미세환경을 평생 연구하며 대사 조절이 관용·면역활성의 스위치가 될 수 있음을 밝혀왔던 김성수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이들의 연구결과에 대해 "기초과학의 정수를 보여준 연구"라면서 "수십 년 전부터 인류의 면역 이해를 완전히 바꿔놓은 연구가 드디어 정당한 평가를 받았다"고 반겼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위고비 같은 비만 치료제나 당뇨 신약처럼 응용의학 쪽 연구가 주목받아 왔는데, 노벨위원회가 다시 기초로 돌아간 것은 놀라우면서도 환영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절 T세포와 Foxp3의 관계는 단순한 세포 생물학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를 공격하지 않게 하는' 인체의 철학적 시스템을 보여준다"면서 "면역학이란 학문의 본질을 다시 상기시킨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절 T세포와 FOXP3의 발견은 기초면역학이 임상의학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전환시키는지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 중 하나라는 평가도 나온다. 1995년 발견은 순수 기초연구로 시작되었지만, FOXP3 유전자를 클로닝하고 IPEX 증후군의 분자병리를 규명하면서 'Bench to Bedside'의 전형적 경로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또한 FOXP3가 조절 T세포의 발달과 기능을 총괄 조절한다는 분자생물학적 발견은 자가면역질환발병에 핵심적으로 기여하는 기전임을 보여줬다.


특히 주목할 점은 희귀질환 연구가 일반 질환 이해의 돌파구가 되었다는 것이다. IPEX 증후군은 정확한 통계는 알수 없지만 100만 명당 1명 미만의 극희귀질환이지만, 이 환자들에 대한 분자유전학적 연구가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1형 당뇨병 같은 흔한 자가면역질환의 병인을 설명하는 핵심 열쇠를 제공했다. 이는 기초의학 연구에서 '모델 시스템'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단순 질병 치료를 넘어 면역학의 기본 원리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과학적 가치가 크다.


이 발견의 진가는 양방향 중개연구를 가능케 했다는 데 있다. 자가면역질환에서는 FOXP3+ 조절 T세포를 증강하는 방향으로, 암에서는 종양 미세환경 내 조절 T세포를 억제하는 정반대 방향으로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되었다.


이주하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조절 T세포와 FOXP3의 발견은 자가면역질환을 '면역계의 오작동'에서 '평화유지군의 부족 또는 기능장애'로 재정의했으며, IPEX 증후군 같은 희귀질환 연구를 통해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의 공통 기전을 밝혀낸 것은 기초 과학의 힘을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라며 "과거에는 면역억제제로 전체 면역계를 억눌렀지만, 이제는 조절 T세포를 증강하거나 이식해 질병의 근본 원인을 표적 치료할 수 있게 되어, 보다 정교하고 부작용이 적은 방향으로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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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수상자들은 상금 1100만 스웨덴 트로나(약 16억4000만원)를 똑같이 나눠서 받게 된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7일 물리학상, 8일 화학상, 9일 문학상, 10일 평화상, 13일 경제학상 등의 수상자를 발표한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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