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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새 산업혁명의 전야, AI·가상자산 시대 한국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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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새 산업혁명의 전야, AI·가상자산 시대 한국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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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초입기만 해도 아시아는 유럽에 절대 뒤지지 않는 기술력과 경제력을 지녔다. 그러나 유럽이 대항해시대를 거쳐 신대륙 탐험과 해양 개척에 과감히 나서고, 자본과 과학을 결합해 산업혁명을 준비하던 시기 아시아 국가들은 종교, 전통적 질서 및 내부 정치에 몰두했다. 유발 하라리가 그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논했듯, 문명의 진보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에서 비롯된다. 그 시점 아시아가 현실에 안주하며 새로운 기회의 문을 외면한 대가는 컸다. 서구와의 격차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벌어졌고, 아시아는 오랜 기간 세계 질서의 주변으로 밀려났다.


오늘날 한국을 둘러싼 현실은 이 역사적 교훈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인공지능과 가상자산 시장은 단순한 신기술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 패권을 가르는 핵심 무대가 되고 있다. 미국은 AI 경쟁력과 스테이블 코인 등 가상자산을 국가 전략으로 격상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 유럽연합은 MiCA 규제 체계를 통해 해당 산업의 표준화에 힘쓰고 있고, 싱가포르는 세계 스타트업과 투자자가 몰리는 디지털 금융 허브로 자리 잡았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가상자산을 투기의 틀에서만 바라보고, 법인 등 기관 투자를 금지하며,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소비자 보호 위주의 규제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공정거래 틀에서 보려고 하는 것도 한국이 유일하다. 이미 한국은 글로벌 경쟁에서 회복 불가능한 격차가 발생할 위험에 처해있다.


그 해결책도 쉽지 않다. 과학기술 인재 육성에 대한 개개인은 물론 국가적 무관심 등 구조적 문제가 뿌리 깊기 때문이다. 젊은 인재가 의대로 몰리는 현상은 혁신 경쟁력의 기반을 약화한다. 사회 전반이 안정적인 길만을 중시하며 창의적 위험 감수를 회피하는 분위기는, 조선 후기 사대부가 해양 진출과 상업을 경시하고 과거제에만 매달렸던 역사와 틀을 같이한다.


글로벌 AI와 가상자산 시장에서 승부처는 창의적 문제 해결, 정교한 알고리즘 개발, 대규모 데이터 활용 역량, 그리고 지속적인 기술 축적이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은 의료 분야 과잉 경쟁과 과학·공학계 인재 부족이라는 구조적 불균형에 시달린다. 이에 경제주체는 제로섬 게임에 스스로 갇힌 모양새고 정체된 미래는 필요 없는 경쟁 속에 갈등을 고조시킨다. 시대의 흐름 속 개인은 그 잘못된 방향을 보기 어렵고, 깨달았다 해도 그 흐름에서 벗어나는 일은 쉽지 않은 법이다.


이에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AI와 블록체인 핵심 기술에 대한 국가 차원의 투자를 확대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가상자산 산업에 대해 명확하고 혁신 친화적인 규제 체계도 마련 해야 한다. 또한 해당 인재에 대한 사회적 보상과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연구지원, 창업 인센티브 등을 과감하게 제공하고, 도전적 기술 창업과 연구로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실패의 위험을 공동체가 함께 나누고 보상할 때, 더 많은 사람이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다. 혁신은 안전망이 없는 사회에서 나오기 어렵다. 실패를 감싸 안는 사회적 제도가 있을 때, 창의적 시도는 더욱 활발해지고 미래를 향한 도전도 숨을 쉰다.


유발 하라리가 강조한 것처럼, 인류의 진보는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고 위험을 감수할 용기"에서 시작된다. 지금 내가 아는 것에 만족하며 그 편안함에 안주할 때 퇴보는 시작된다. 한국이 안정과 기존 질서에만 몰두한다면, 산업혁명 전야의 아시아처럼 역사의 큰 물결을 놓칠 수 있다. 인류의 역사는 행동하는 자의 편이며,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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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일 미시간주립대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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