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단독]기업은행 882억 부당대출 사건 전말…대기업 거래 가장하거나 신용평가 조작

시계아이콘02분 2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구속기소 전직 직원 시행사 대표
허위로 회사소개서 꾸미고
대출 편의 봐준 심사역에게 금품 건넨 정황
전 여신심사센터장은 신용평가 조작 통한
부당대출 혐의 발견돼
금감원 검사 이후에도 금품 수수 이어진 정황도

검찰이 IBK기업은행에서 일어난 882억원대 부당대출 사건을 수사하며 금융감독원의 검사결과로 드러난 혐의 외 다른 혐의도 포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속기소된 전직 기업은행 직원 출신 시행사 대표 김모씨는 자신의 대출 편의를 봐준 심사역에게 수억원의 금품을 건네거나 허위로 회사소개서를 꾸미는 등의 방식으로 부당대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 기업은행 여신심사센터장 조모씨의 경우 신용평가를 조작해 부탁받은 여신에 대한 심사를 통과하게 하거나, 부당대출 명목으로 금품 등을 수수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은행 내부 감사와 금융감독원의 검사 이후에도 수수한 물품을 사용한 정황도 발견됐다.


"김씨, 대출브로커 역할하며 수수료 챙겨"…회사소개 조작·배우자와 공모

31일 법무부가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해당 사건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김씨와 조씨를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입사동기인 지점장 3명과 김씨 배우자인 기업은행 여신심사센터 팀장 A씨와 공모해 총 21회에 걸쳐 김씨 관련 법인 등에 350억원을 불법대출한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부당대출 금액은 금감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당시 산정된 882억원보단 적지만, 검찰은 조씨가 지인과 유착해 18억원 상당의 추가 불법대출을 승인한 사실을 밝혀냈다.


[단독]기업은행 882억 부당대출 사건 전말…대기업 거래 가장하거나 신용평가 조작 지난 4월28일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기업은행 현직 직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AD

김씨는 자신의 법인을 비롯해 주변 지인에게 대출을 알선하고 대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기 시흥 소재 미분양상가 25호실을 보유한 건설사의 청탁에 따라 입행 동기들인 조씨와 3명의 지점장에게 118억 규모의 대출을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그가 분양대행수수료 명목으로 28억6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판단했다. 기업은행에 다니며 알게 된 한 지인은 경남 하동의 한 토지를 매입해 상가건물을 만드는 신축사업을 벌이려고 하자, 김씨는 75억원 규모의 시설자금 대출을 알선하는 대가로 최대 13억원 수수도 약속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배우자 A씨와 공모해 위 상가건물 신축사업 대출을 받은 지인의 15억원 규모 추가 대출 실행을 도운 혐의도 받는다. A씨는 김씨 부탁을 받고 지인 대출 관련 증빙자료 확인이나 상환능력 등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은 채 15억원의 운전자금 대출이 실행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씨가 자신의 부동산 관련 법인의 사업 대출 편의를 제공한 심사역(배우자 A씨와 같은 센터 근무)에게 7억원을 대가로 지급한 정황도 파악했다. 또 그는 회사소개서를 조작해 그 내용을 기반으로 총 5억원의 운전자금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심사역에게 추가로 지급할 자금을 마련하고 다른 법인 대출금 상환을 위해 추가 대출을 받으려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자신의 공장 면적이 1000㎡에 이르며 전자제품 기판 등 제조업을 영위하면서 HL만도와 한화 등과 거래해 수십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는 허위의 회사소개서를 증빙서류로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도 김씨는 여러 법인을 설립하면서 허위 직원을 등재해 그 직원 명의로 지급한 급여를 인출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등 업무상횡령 혐의도 받는다.


檢, 금감원 통보 혐의 사실 외 18억 추가 불법대출 포착

조씨의 경우 2021년 인천 서구 소재 은행 지점장을 하면서 알게 된 지인의 대환대출 및 추가대출을 부탁받고 새로운 법인 설립을 지시하는 등 18억원 대출을 받게 만든 혐의가 새롭게 드러났다. 그 과정에서 서울 성동 소재 은행 지점장은 여신 담당 직원에게 대출취급을 지시하고 이 업체 재무상황을 알고 있음에도 신용등급 평가 시 비재무항목의 점수를 높게 평가하는 방법으로 BB+등급을 받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조씨 지시에 따라 여신심사센터의 승인을 받는 방법으로 신용등급을 BBB+등급으로 2단계 상향했다.


[단독]기업은행 882억 부당대출 사건 전말…대기업 거래 가장하거나 신용평가 조작 지난 3월26일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김성태 기업은행장이 사과문 및 쇄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기업은행

조씨는 대출 대가를 주로 자신의 처형을 이용해 취득했다. 미분양상가 관련 대출 대가는 연관 법인의 6000만원 상당 주식 1만2000주였다. 사적모임으로 친해진 지인 관련 대출 대가는 지인 회사 대표로 처형을 앉히고 약 9000만원 상당의 급여를 받게 해 본인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당대출을 받은 지인 회사 명의의 법인카드도 제공받아 사용한 혐의도 있다. 그는 기업은행 내부 감사와 금감원 검사가 시작된 이후에는 그 지인에게 카드를 잃어버렸다며 재차 다른 법인카드를 요구해 올해 2월 초까지 약 96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인 법인의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5000만원 남아있는 것을 알고 나선 현금 5000만원을 요구하거나 지난해 12월 이 사건 대출에 따른 대기발령으로 급여가 줄어들자 재차 처형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5000만원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도 받는다. 은행 내부 감사가 진행돼 업무용 차량(기아 EV6)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김씨에게 현대차 그랜저를 받고 올해 2월까지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D
[단독]기업은행 882억 부당대출 사건 전말…대기업 거래 가장하거나 신용평가 조작

한편 기업은행이 부당대출 사건을 인지한 과정도 드러났다. 기업은행 검사부는 지난해 8월 미분양상가 관련 김씨의 대출 과정에서의 비위행위를 제보받고 조사에 착수했다. 11월 말에는 서울 강동 소재 지점에 대한 종합감사를 진행해 12월2일 금감원에 이를 보고하며 해당 지점장을 미분양 부동산에 대한 부당대출 지원,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 등 금융사고 혐의로 신고했다. 추가로 여신심사센터, 서울 성동 소재 지점 두 곳에 대한 특정감사를 진행해 금감원에 감사 중간보고를 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