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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한 몸이 되는 근육을 얻은 느낌"…아이언맨 슈트 부럽지 않은 '착붙 K로봇'[백종민의 쇼크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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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로보틱스 K로봇 기술을 체험하다
인간을 강화하는 입는 로봇, 연간 40% 성장 기대

"마치 한 몸이 되는 근육을 얻은 느낌"…아이언맨 슈트 부럽지 않은 '착붙 K로봇'[백종민의 쇼크웨이브] 백종민 아시아경제 테크스페셜리스트가 입는 로봇 엔젤슈트 H10을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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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언맨'은 사람의 몸에 결합해 능력을 증강해주는 '웨어러블 로봇'의 대명사다. 영화의 로봇은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구현이 불가능하지만, 그 방향성은 분명하다. 더 큰 힘을 원하거나 불편한 몸을 도와줄 조력자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발전과 함께 인간을 대신할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이미 강한 성장세를 보이는 현재 진행형 산업이다.

"마치 한 몸이 되는 근육을 얻은 느낌"…아이언맨 슈트 부럽지 않은 '착붙 K로봇'[백종민의 쇼크웨이브] 엔젤로보틱스의 입는 로봇 '엔젤슈트 H10'

지난 6월 입는 로봇 제조사인 엔젤로보틱스의 신제품 발표회 현장. 보행 치료용으로 제작된 '엔젤슈트 H10'을 입어볼 수 있었다.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을 도와주는 입는 로봇은 경험해 봤지만 이런 형태의 로봇 경험은 처음이었다.


호기심과 약간의 긴장감을 안고 로봇에게 몸을 맡겼다. 최근 기자의 다리가 아파 걸음이 불편했었기에 더 기대됐다. 회사 측은 하지 근력 강화 및 보행 보조 기능을 갖춘 경량형 입는 로봇이라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척추 및 관절 수술 후 회복기 환자, 신경계 질환자, 근감소증 환자 등 다양한 재활 환경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체험 전까지는 설명대로 입는 로봇이 불편함을 덜어 줄 수 있겠느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 직원의 도움을 받아 허리와 다리를 감싸는 슈트를 착용하자, 놀라운 경험이 시작됐다. 의심은 기우였음을 몸이 알아챘다.


2.8kg에 불과한 로봇을 입어도 특별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걸음을 내디디려 하자 그 미세한 낌새를 로봇이 먼저 알아채고,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힘으로 다리를 들어 올려 주었다. 삐걱거리는 기계에 몸을 억지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마치 나와 한 몸이 되는 근육을 얻은 느낌이었다. 발이 힘차게 나갔다. 몸과 로봇이 하나가 된다는 느낌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지난해 카이스트(KAIST)가 개발한 입는 로봇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대회 출전을 위해 제작된 슈트와 일반인을 위한 슈트가 같을 수는 없는 법. 대회 출전용 로봇이 '갑옷' 같았다면 H10은 몸에 딱 맞는 유니폼처럼 느껴졌다.


이날의 짧은 경험은 웨어러블 로봇 기술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입는 로봇은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다. 오히려 질병, 노화, 재해로 인해 약해진 인간의 신체 능력을 기술의 힘으로 회복시키고, 유지하며, 나아가 증강하는 '인간 중심의 기술'이라는 점에서 인간형 로봇과 대비됐다. 특히 입는 로봇 혁신의 중심에 대한민국이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에서 한국이 뒤지고 있다는 의견이 많지만 입는 로봇의 현실은 정반대다.


◇'사이배슬론' 제패로 증명된 K로봇 기술력= 대한민국 웨어러블 로봇 기술의 위상은 '사이배슬론(Cybathlon)'이라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증명됐다. 이 대회는 장애인 선수가 로봇 기술의 도움을 받아 일상생활의 복잡한 과제들을 수행하며 실력을 겨루는 장이다. 엔젤로보틱스의 창업자이기도 한 공경철 KAIST 교수팀은 이 대회 착용형 외골격 로봇 종목에서 2016년에는 동메달을, 2020년과 2024년에는 압도적인 차이의 기량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며 세계 과학계를 놀라게 했다.


공 교수팀이 제작한 로봇을 입은 김승환 선수는 험지 통과, 앉았다 일어서기 등 고난도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는 단순히 모터의 힘만으로는 구현이 어렵다. 착용자의 미세한 움직임과 신호를 통해 '의도'를 얼마나 정밀하게 파악하고 지체 없이 반응하는지가 기술의 핵심이다.


이런 기술력이 일반인용 입는 로봇까지 연계된다. '엔젤슈트 H10'을 입어 보며 기자와 로봇의 움직임 사이에 별다른 이질감을 느낄 수 없었던 경험에는 어떤 기술이 담긴 걸까.


엔젤로보틱스에 따르면, 크게 네 가지 핵심 기술이 필요하다. 첫째, '인간 행동 의도 파악 기술'이다. 로봇에 부착된 고정밀 센서들이 착용자의 미세한 신체 변화와 지면 접촉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앞으로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최적의 보조력을 계산해 낸다.


둘째, '착용자 중심의 정밀 제어 기술'이다. 아무리 똑똑해도 로봇은 결국 기계다. 착용자가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모터의 마찰력이나 다리 무게로 인한 저항을 보상해 주고, 환자가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에 맞춰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제공한다.


셋째, '지능형 동작 보조 알고리즘'이다. 단순히 힘만 보태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걸음걸이 궤적을 유도해 훈련 효과를 높이고 안정성을 강화한다.


"마치 한 몸이 되는 근육을 얻은 느낌"…아이언맨 슈트 부럽지 않은 '착붙 K로봇'[백종민의 쇼크웨이브] 입는 로봇 엔젤슈트 H10를 입은 모델이 걷고 있다. 사진=엔젤로보틱스

마지막으로, '전문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및 분석'이다. 환자의 보행 주기, 좌우 비대칭 지수, 걸음 수, 보행 거리 등 모든 훈련 과정이 데이터로 기록되고, '엔젤라 프로'라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시각화된 리포트로 제공된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더 체계적인 맞춤형 재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시장 조사 기관 인더스트리ARC는 최근 웨어러블 로봇 산업이 2030년까지 43.45%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해 118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약 300억달러 규모까지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입는 로봇의 필요가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술 발전으로 웨어러블 로봇의 성능이 향상되고 가벼워지면서 가격이 저렴해진다면 보급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근로자들이 3D 작업을 기피하는 현실 속에 신체적으로 힘든 작업 근로자의 부상 위험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웨어러블 로봇의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더해진다.


국내에서는 공 교수가 교원창업으로 출범시킨 엔젤로보틱스가 앞서나가고 있고 코스모로보틱스, 위로보틱스도 가세하고 있다. 엔젤로보틱스에는 LG그룹이, 코스모로보틱스는 LG의 방계 그룹인 코스모그룹이 투자했다는 점도 특이하다.


◇헬스케어를 넘어 산업, 국방, 그리고 일상으로= 웨어러블 로봇의 가능성은 재활 치료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산업 현장 근로자는 물론, 국방 및 방산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유망하다.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들어야 하는 공장이나 건설 현장에서 웨어러블 슈트는 근로자의 허리와 관절을 보호하는 필수 안전 장비가 될 수 있다. 군사적으로는 완전 군장을 한 군인의 기동력을 향상시키고 전투 효율을 극대화하는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현재는 보건 분야에서 주로 쓰이지만,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가격 부담이 줄어든다면, 레저와 스포츠 분야에서도 사용할 여지가 크다. 해외 시장 공략도 중요하다. 엔젤로보틱스는 M20 제품에 대해 태국·베트남 보건복지부로부터 정식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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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아이언맨은 부상을 극복하고 위기 탈출을 위해 아이언맨 슈트를 만들었다. 이후 지구의 수호자가 됐다. 입는 로봇이 이런 단계로까지 진화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삶의 질을 한 차원 높이려는 인류의 오랜 꿈은 로봇과 AI 기술과 만나 꽃을 피우려 하고 있다.




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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