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225 상승 출발
해외자금 급격한 유출 없었지만
시장선 낙관론엔 '금물'
집권 여당의 참의원 선거 참패 충격에도 일본 증시가 간밤 미국 증시 호조에 힘입어 22일 상승 출발했다. 해외 자금의 급격한 유출은 없었지만, 시장에선 낙관론은 '금물'이란 경고가 나온다.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9시10분 기준 전장 대비 0.91% 오른 4만180.80을 기록했다. 이달 1일 이후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지수는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반등하는 추세다. 같은 날 도쿄증시 1부를 모두 반영한 토픽스지수 역시 0.78% 오름세를 보였다. 일본 증시는 전일(21일) 공휴일인 '바다의 날'로 휴장한 바 있다. 달러·엔 환율도 147.47엔까지 내리는 등 최근 2주 연속 하락세였던 엔화도 강세로 전환했다.
간밤 미국 증시가 고점을 갈아치우는 등 기록적 강세를 보이면서 아시아 증시 전반에 온기가 확산한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참의원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정치 리스크 해소가 주가 상승 폭을 키웠다. 마크 다우딩 RBC 블루베이 애셋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신문)에 "이번 선거 결과는 자민당에 불리했지만, 시장은 이미 상당 부분 이를 반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외 자금의 급격한 유출이 없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비관적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이 작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닛케이신문은 짚었다. 이는 재정 리스크로 인한 장기 금리 급등과 국채 신용등급 하락, 엔화 및 일본 증시의 동반 침체 등을 포함한다. 과반 의석수를 차지하는 데 실패한 자민당이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모두에서 제1당을 유지하게 된 점도 안전판으로 작용했다.
조엘 루소 유리슨 캐피털의 일본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소비세 인하를 주장하는 야당은 여전히 정부 구성 경쟁력을 갖춘 유력 세력은 아니다"며 "소비세 인하 논의가 본격화해 시장 혼란, 엔화 약세, 장기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테일 리스크(tail risk·꼬리 위험)'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테일 리스크란 실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적지만 한 번 일어나면 경제나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위험을 말한다.
일본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 부담 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재정 건전화를 우선시했는데, 이 같은 정책 기조가 참의원 참패 원인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클레어 판 아문디 자산운용 거시전문 전략가는 "이번 선거 결과는 실질적인 재정 건전화 조치를 취하기엔 정부가 정치적 제약을 받고 있음을 나타낸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국채 최대 매입 주체인 일본은행이 양적완화에서 후퇴하고 있기 때문에 낙관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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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지지하고 있는 소비세 인하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장기금리는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기요토모 미키 태양생명 상무는 "향후 한 달 내 장기금리가 올해 고점(1.61%)을 넘어 1.65%까지 오를 수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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