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업이 키운 K컬처]①노벨문학상·토니상…빛나는 무대 뒤 '든든한 지원' 있었다

시계아이콘02분 1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SK그룹 산하 우란문화재단 전폭 지원
'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상 6관왕 수상
교보생명 대산문화재단 번역지원 사업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결정적 역할 해
금호문화재단, 클래식 음악산업 후원
조성진·손열음·임윤찬 등 배출 '성과'

지난달 한국 문화예술계는 '토니상'이라는 값진 성과를 새롭게 추가했다.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한 주요 6개 부문을 휩쓸었다. 특히 이 작품이 SK그룹 산하 비영리 재단인 우란문화재단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탄생했다는 점에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새롭게 조명받는 계기가 됐다.


이는 어쩌면 해피엔딩뿐만 아니라 2015년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우승, 영화 '기생충'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등 지난 10년간 한국 문화예술계가 이룬 빛나는 성취 다수가 기업의 후원을 기반으로 한 것이기도 하다. 기업의 지속적인 후원이야말로 오늘날 세계가 주목하는 K콘텐츠의 든든한 배경이 된 셈이다.


우란문화재단은 최태원 SK 회장의 모친이자 워커힐미술관 설립자인 박계희 여사의 호(號) '우란'을 따 설립된 재단이다. 2014년 설립된 재단의 첫 창작지원 작품이 바로 어쩌면 해피엔딩이었다. 우란문화재단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이 작품은 초연 당시부터 한국어와 영어 버전을 동시에 제작할 수 있었다.

[기업이 키운 K컬처]①노벨문학상·토니상…빛나는 무대 뒤 '든든한 지원' 있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브로드웨이 공연 사진 [사진 제공= NHN링크]
AD

당시 우란문화재단에서 프로듀서로 일하며 박천휴, 윌 애런슨 콤비에게 창작을 제안하고 제작을 주도했던 라이브러리컴퍼니 김유철 본부장은 "영어 버전 공연을 동시에 제작한 사례는 거의 없을 정도로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졌다"며 "당시 우란문화재단은 다양한 도전이 가능한 실험의 장이었다. SK그룹이 큰일을 해낸 것"이라고 전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도 기업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교보생명 그룹 산하 공익재단인 대산문화재단의 번역 지원 사업이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이다. 대산문화재단은 국내 대기업 산하 재단 중 유일한 문학 전문 재단으로, 1992년 설립된 후 이듬해부터 한국 문학의 번역 사업을 시작했다. 정부가 1996년 한국문학번역원의 전신인 한국문학번역금고를 설립하기 이전의 일이었다.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향한 민간 주도의 첫걸음이었다.


대산문화재단은 2014년 한강의 '채식주의자' 영어판 출판을 지원했고, 이는 2016년 한강이 영국 부커상을 받는 데 이어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의 토대가 됐다. 노벨문학상 수상 직전 기준으로, 한강의 작품은 해외에서 총 82건 번역·출판됐으며 이 가운데 72건이 부커상 수상 이후의 성과였다. 수상 이후 작품 번역이 급증하면서 한강의 이름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고, 결국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한강의 수상은 교보생명 창립자인 고(故) 신용호 회장의 오랜 꿈이기도 했다. 이정화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은 "교보생명 신용호 창립자님의 제안으로 1992년 교보문고에 노벨상 수상자들의 초상화를 입구에 걸었다"며 "선대 회장은 한국 문학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길 염원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키운 K컬처]①노벨문학상·토니상…빛나는 무대 뒤 '든든한 지원' 있었다 소설가 한강 [사진 제공= 창비 (c)백다흠]

금호문화재단은 '금호영재콘서트'와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를 통해 국내 클래식 음악계의 신예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왔다.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금호 영재 출신은 곧 실력 있는 젊은 연주자를 뜻하는 수식어가 됐다. 금호영재콘서트는 만 15세 이하 음악 영재들을 위한 무대이고,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는 만 16세에서 26세 사이 젊은 음악가들을 위한 공연이다.


1998년 7월 첫 무대의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었으며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조성진은 2005년 11세 때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했다.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우승으로 주목받은 피아니스트 임윤찬 역시 2015년 같은 나이에 이 무대를 통해 첫선을 보였다.

[기업이 키운 K컬처]①노벨문학상·토니상…빛나는 무대 뒤 '든든한 지원' 있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지난해 11월20~2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창단 75주년 기념 투어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허영한 기자

금호문화재단은 2000년 소규모 클래식 전용 공연장 '금호아트홀'을 개관해 젊은 연주자들에게 풍부한 무대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뛰어난 연주자들에게 장학금과 항공권을 지원하고 명품 고악기를 무상 임대하는 '금호악기은행'을 운영한다. 이곳에는 과다니니(Guadagnini) 바이올린 8점과 마치니(Maggini) 첼로 1점이 소장돼 있다.


금호문화재단은 이 외에도 젊은 음악가들의 계약서 감수, 국제 콩쿠르 수상 관련 보도자료 배포 등 행정적·홍보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받은 기생충의 뒤에는 CJ그룹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CJ는 1995년 스티븐 스필버그·제프리 카첸버그·데이비드 게펀이 공동 설립한 드림웍스에 3억달러를 투자하며 영화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드림웍스 지분 11%를 확보했고, 1997년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며 영화 배급에 진출, 1999년에는 CJ CGV를 설립해 극장 사업까지 확장했다.


이후 '살인의 추억(2003)' '마더(2009)' '설국열차(2013)' 등에 투자하며 봉준호 감독과의 인연을 지속했고, 마침내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겼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며 한국 영화의 세계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AD

문화예술 분야에서 중요한 성과들이 이어지면서 향후 기업들의 문화예술 후원 활동도 늘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문화예술 후원 활동이 아직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문화예술 활동에 관심을 갖는 경우는 기업도 늘고 있다"며 "최근의 문화예술계 성과들이 기업의 후원 활동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키운 K컬처]①노벨문학상·토니상…빛나는 무대 뒤 '든든한 지원' 있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FTA(자유무역협정)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