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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순경]"기록에 담긴 국민 목소리 소중히"…통합수사팀 막내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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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서울 동대문경찰서 통합수사1과 수사4팀 황수진 순경

편집자주Z세대가 온다. 20·30 신입들이 조직 문화의 미래를 결정하는 시대다. 경찰이라고 제외는 아니다. 경찰에는 형사, 수사, 경비, 정보, 교통, 경무, 홍보, 청문, 여성·청소년 등 다양한 부서가 있다. 시도청, 경찰서, 기동대, 지구대·파출소 등 근무환경이 다르고, 지역마다 하는 일은 천차만별이다. 막내 경찰관의 시선에서 자신의 부서를 소개하고, 그들이 생각하는 일과 삶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사건기록 하나하나가 국민이라 생각하고 임해라"

서울 동대문경찰서 수사4팀 사무실. 타자 소리가 가득한 이곳에서 사건 서류가 쌓인 캐비닛을 바라보며 황수진 순경(32)이 날마다 하는 생각이다. 황 순경은 "최근 같은 팀 선배가 말해준 이후 기록을 볼 때마다 고소인이 어떤 마음으로 고소장을 제출했을지, 수사관으로서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내가 올린 수사보고서가 곧 국민이라고 생각하고 임한다"고 말했다.


황 순경은 15일이면 시보 해제(수습 기간이 끝나고 정식 공무원으로 임명되는 것)를 맞는 경찰 조직 막내다. 하지만 통합수사팀에서 막내의 비중은 적지 않다. 황 순경이 현재 맡은 사건은 39건으로, 한 명에게 배당되는 사건 개수가 10건 초반인 일반수사팀의 2~3배에 달한다.

[MZ순경]"기록에 담긴 국민 목소리 소중히"…통합수사팀 막내 순경 황수진 서울 동대문경찰서 수사관이 범죄 자료 조사 업무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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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범죄에 관한 관심에서 시작된 수사관의 삶

동대문서 통합수사1과 수사4팀은 경제 분야 특히 사기 범죄에 강한 팀으로, 최근 노쇼 사기를 전담하고 있다. 황 순경은 아침에 출근하면 배당받은 사건 기록을 검토하며 사건의 쟁점을 파악해 예비조서(고소인이나 피의자와의 조사에 활용되는 예상 질문지)를 만들거나 수사의 기본 틀을 잡는다. 사기부터 문서위조, 명예훼손 등 다양한 사건에서 법리를 스스로 검토해야 하므로 조사 틈틈이 대법원 판례나 국가 법령도 익히고 있다.


통합수사팀은 모욕, 약사법 위반, 사이버 사기도 담당하고 있다. 황 순경을 통합수사팀으로 이끈 건 경제 범죄에 관한 관심이었다. 황 순경은 “수험기간에 사기, 횡령, 배임 파트를 공부하면서 경제 범죄를 해소하는 수사관으로 근무하면 보람차겠다고 생각했다”며 “사건의 처음부터 끝까지 개개인의 판단이 들어가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받은 사건을 하나씩 해결하고 나면 즐겁고 보람찬 기분을 느낀다. 황 순경은 처음으로 무전취식 사건을 해결했을 때를 떠올렸다. 사건 발생 후 외근을 나가 CCTV를 확인하는 것부터 인적 사항을 특정해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그는 "처음 고소인 조사부터 피의자 조사까지 온전히 마칠 때 개운함을 느낀다"고 했다.


사기 범죄에 통달…투자리딩방 사기에 마음 쓰여

고소장, 고발장 등 서류로 책상이 가득한 수사팀 업무가 정적일 거라는 인식과 달리 다양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황 순경은 “다양한 사건을 주도적으로 다루는 만큼 경험치도 많이 쌓이는 것 같다”며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거나 경제사범을 잡기 위해 잠복근무를 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인천공항에서 사기 혐의로 수배된 피의자를 검거하기도 했다. 그는 “상위기관의 연락을 받고 인천공항에 출동해 수배자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잡았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통합수사팀에 들어온 이후 황 순경은 사기 범죄에 통달하게 됐다. 그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사기 유형에 놀라는 한편 최근 자주 발생하는 투자리딩방 사기를 볼 때마다 마음이 많이 간다. 그는 "투자리딩방 사기의 경우 피해 금액도 다른 사기에 비해 크다"며 "회생 절차를 진행하는 등 사기로 힘들어하는 분들을 볼 때면 피의자를 꼭 찾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MZ순경]"기록에 담긴 국민 목소리 소중히"…통합수사팀 막내 순경 황수진 서울 동대문경찰서 수사관이 범죄 자료 조사 업무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흔들릴수록 "기록으로 승부를"

일반적으로 사건기록에 바탕을 둬 법리를 검토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황 순경은 "지구대의 경우는 신고받고 출동해 종결하면 끝이지만 수사과는 사건이 배당되면 고소인, 피의자 조사, 제출한 자료와 법리를 검토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수사 방향성과 사건에 대한 고민이 퇴근 후 집에서도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법리적 쟁점을 파악하다 보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쟁점을 고려해야 할 때도 있다. 황 순경은 "사기죄의 구성 요건은 기망의사, 인과 관계, 처분 행위로 완성되는데, 민사에서 다루는 단순 채무 불이행이 섞여 있는 경우가 있다"며 "민사적 쟁점이면 고소인에게 이후 절차를 안내해 드리고, 형사적 부분은 수사로 펼쳐나가려 한다"고 했다.


수사 중 사정이 딱한 고소인에게 마음이 흔들릴 때면 감정적으로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황 순경은 "고소인이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이 사람은 명백한 사기꾼이고, 이 사람 때문에 돈을 잃었다'고 호소하니 가슴이 아팠다"며 "하지만 법리적으로는 혐의가 부족해 보여 불송치하게 돼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럴 때일수록 황 순경은 '기록으로 승부를 본다'는 마음으로 중심을 잡는다. 선입견은 버리고, 주장과 증빙자료로만 판단하는 것이다. 그는 "고소인이지만 100% 피해자라고 보지 않고, 피의자도 100% 범죄를 저질렀다고 단정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며 "대신 철저한 법리적 구성 요건에 기반해 수사한다"고 했다. 이어 "선입견 없이 수사해줘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나, 출석 전에는 마음이 불안했지만 직접 만나니 안도감이 든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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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려움 속에서도 편안함을 줄 수 있는 경찰'을 꿈꾼다. 황 순경은 "피해자가 어려움을 호소할 때면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경찰이 되고 싶다"며 "피의자에게도 법 테두리 안에서는 엄중 단호하지만 사람으로서는 사회에 잘 녹아들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말을 마쳤다.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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