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뒤 사직자 9명
최근 3년 동안 월평균 12명
2025년 상반기 사직한 검사는 모두 52명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9명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최근 3년간 월평균 사직자 수(12명)보다 적다. 사실상 '검찰청' 문패를 떼는 수준의 강도 높은 '검찰 개혁'이 예고된 상황에서 '검사들이 대거 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새 정부가 출범한 6월 한 달 동안도 사직한 검사는 9명에 그쳤다.
당초 예상과는 다른 현상이 나타나는 데 대해서는 크게 세 가지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검찰 구성원들은 조직이 불안정할수록 외부로 이탈하기보다는 내부에 남아 상황을 관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불확실한 시기에 조직을 섣불리 떠날 경우, 외부에서도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간부급 검사는 "검찰 내부 사정은 검사들이 제일 잘 안다"며 "조직이 위태로울수록 밖으로 나가는 것보다 안에 남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장 나가기보다는 맡은 바 일을 해가면서 신중하게 거취를 판단하려는 분위기"라고 했다.
업무 환경이 검사직을 수행하는 데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24년 예산안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던 특정업무경비(특경비)와 특수활동비(특활비)가 최근 차례로 부활하면서 사건 처리 속도가 붙었고, 이에 따라 검사들 사이에 다시 업무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한다. 6월 사직을 결심했다가 보류한 10년 차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회사(검찰)가 어떻게 될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데 무작정 나가는 무리수를 두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냉랭한 변호사 시장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검사 출신에 대한 시장 수요가 예전만 못해 검사들이 퇴직을 망설인다는 것이다. 변호사 시장은 포화 상태다. '보증 수표'로 여겨졌던 검찰 출신에 대한 선호도 최근에는 크게 떨어졌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잘 나갈 때는 나가도 괜찮지만, 지금처럼 안 좋을 때는 밖에서도 장사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가 변호사 업계 사정을 알고는 마음을 바꾼 경우가 있다고 한다. 대형 로펌에 재직 중인 한 변호사는 "요즘은 검사 출신보다 경찰 출신 변호사들이 득세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봉욱(60·사법연수원 19기)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이하 '민정수석')에 임명되고, 정성호(63·18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것도 검찰 내부 이탈이 예상보다 적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유연함과 조율을 중시하는 성향으로, 강경 개혁보다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개혁을 추진할 인물이라는 평가와 기대가 검찰 내에 있다. 봉 민정수석은 검사 재직 시절부터 조직을 아끼고 내부에서 신망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검찰 개혁을 합리적으로 조율하면서 풀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 인사를 보고 어느 정도 '희망'이 생겼다는 게 검찰 내부 기류다.
7월 1일 단행된 고위급 법무·검찰 인사 이후, 검사들 사이에서는 향후 인사 흐름과 시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7월 말에서 늦어도 8월 초에는 상징성이 큰 서울중앙지검의 차장검사 등 일부 간부급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2026년 1월에는 대규모 인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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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빈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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