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통과 중 공격 받아
공격 수법 등 예멘 후티 반군 소행 추정
홍해 기피 현상 심화 가능성
홍해를 지나던 화물선이 후티 반군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공격을 받아 선원들이 침몰 위기에 몰린 배를 버리고 탈출했다고 AP통신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후티 반군의 공격 재개 가능성에 해운업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라이베리아 선적이며 그리스 업체 '스템시핑'이 운용하는 벌크선 매직시즈가 이날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예멘의 호데이다 항구에서 남서쪽으로 94km 떨어진 홍해 해역을 통과하던 중 공격을 받았다.
외신은 공격 주체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공격 수법 등으로 보아 예멘 후티 반군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미국의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은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계속되는 전쟁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고 보도했다.
매직시즈는 이번 공격으로 불이 붙으면서 배가 가라앉기 시작하자 선원 전원이 탈출을 시도, 근처를 지나던 다른 상선에 구조됐다고 전했다. 다친 선원은 없었다.
매직 시즈 소유주인 해운사 '스템시핑'의 마이클 보도우로글루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여러 차례 이어진 공격에 선원들이 공포에 질렸다"며 "처음엔 후티인지 해적인지 알 수 없었으나 나중에는 분명해졌다. 갈수록 인원이 늘어나고 미사일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 1월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에 휴전이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후티 반군이 민간 상선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대신 공항 등 이스라엘의 핵심 시설물을 공격해왔다. 해상 보안업체 EOS리스크그룹의 마틴 켈리 최고고문은 후티반군이 상당 기간의 공백 후 대규모로 공격을 감행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번 공격은 후티 반군의 공격 의도에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홍해 항로는 서유럽과 동아시아를 잇는 항로로, 지중해와 수에즈운하를 거쳐 홍해를 통과해서 인도양과 서태평양을 지나는 가장 빠른 뱃길이다. 그러나 전쟁 탓에 홍해 항로가 후티반군으로부터 공격받을 가능성을 우려해 대부분의 해운사가 우회로를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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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격이 후티반군이 소행으로 확인되고, 민간 상선을 대상으로 한 후티반군의 공격이 재개된 신호탄이라면 해운업계들의 홍해 기피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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