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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줄 마른' 정육각…'승자의 저주'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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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각·초록마을, 회생절차 개시

초신석 식품샵 정육각이 '승자의 저주'에 빠졌다. 유기농 슈퍼마켓 초록마을을 인수한 뒤 자금난에 시달리다 결국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됐다. 업계에서는 정육각이 초록마을을 매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육각과 초록마을은 지난 4일부터 법원의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정육각은 재정비 기간을 두고 유통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있으며, 초록마을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 물류센터, 고객센터 등 핵심 사업 부문을 그대로 운영하는 중이다. 당장 지난 주말에도 전국 직영 매장 100%, 가맹 매장의 95% 이상이 정상적으로 영업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돈 줄 마른' 정육각…'승자의 저주'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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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의 법정관리는 정육각이 초록마을을 인수한 지 3년 만이다. 초록마을 인수로 인한 재무 부담과 수익성 악화가 결국 독이 된 셈이다.


정육각은 축산물에 특화된 유통 플랫폼으로 2016년 2월 카이스트 출신의 김재연 대표가 설립했다. 도축 4일 이내 돼지고기, 산란 당일 달걀 등 신선한 축·수산물을 유통하는 '초신선육' 판매전략을 내세우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22년 대상홀딩스로부터 초록마을을 인수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어올렸다. 벤처캐피탈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성장 중인 스타트업이 대상그룹이 운영하는 초록마을을 사들이는 주체로 나섰기 때문이다. 당시 컬리, 이마트에브리데이를 비롯한 국내 유통 대기업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 상황에서 이례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초록마을은 원활하게 투자 유치를 하지 못해 매각하게 된 사례"라며 "쟁쟁한 대기업들이 인수 후보로 떠올랐지만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으로 정육각이 꼽혔다"고 설명했다.

'돈 줄 마른' 정육각…'승자의 저주' 현실화 정육각, 초록마을 CI. 정육각

다만, 인수를 위해 무리하게 끌어들인 자금이 문제가 됐다. 정육각은 당시 900억원의 인수자금 중 약 500억원을 회사 보유현금과 차입금(370억원)으로 충당했다. 외부에서 조달하기로 한 자금이 목표치를 한참 밑돌았던 탓이다.


지난해 3월 NH투자증권,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등이 참여해 1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이어 신한캐피탈에서 초록마을 주식을 담보로 300억원 단기 자금을 조달하며 인수 자금을 충당했지만 자금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커머스에 대한 투자가 전체적으로 축소된 점도 자금난을 심화시켰다. 지난해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성장 사태 이후 중소형 이커머스 업체들이 잇따라 폐업과 기업회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사이 회사의 적자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초록마을 인수 이후 정육각의 매출은 폭발적으로 성장해 2023년 2006억원을 기록했지만, 2019년 26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2023년 225억원으로 늘었다. 오프라인 유통 경험이 없는 데다가, 초록마을의 손실도 점점 커진 탓이다. 초록마을 매출액은 2022년 1909억원에서 2023년 1788억원으로 6.3% 줄었으며,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022년 83억원에서 87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는 발표하지 않았지만, 현재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알려졌다. 정육각 관계자는 "재작년에도 감사보고서가 8월에 올라간 이력이 있다"며 "지난해 기준 자본잠식에 빠져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대규모 물류망 구축이 가장 중요한 퀵커머스 특성상 경쟁력이 약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초록마을은 현재 직영점과 가맹점을 합쳐 총 28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여러 비즈니스적인 문제가 있었겠지만, 코로나 이후 급변한 이커머스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제품력에서는 인정받았지만 물류나 배송 등에서 약점이 있었고, 플랫폼 활성화 부분에서도 더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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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각과 초록마을은 앞으로 법원 판단에 따라 구조 재편과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육각 관계자는 "법원의 절차에 따르겠지만 투자 유치나 지분 매각, M&A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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