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1조 6622억원 회사채 발행 지원
4874억원 재정 예산 투입해 후순위 증권 인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스케일업금융'이 우수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자체 신용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기업이 직접금융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 중소기업의 '스케일업'을 유도해 왔다. 지금까지 발행을 지원한 회사채 규모는 1조7000억원에 달한다.
1일 중진공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까지 스케일업금융을 통해 누적 1조6622억원 상당의 회사채 발행 지원이 이뤄졌다. 지원을 받은 기업은 570여 곳이다. 이 사업 지원은 지원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면 이를 유동화전문회사(SPC)가 인수해 유동화증권(선·중·후순위)을 발행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선·중순위증권은 민간에 매각하고, 후순위 증권은 중진공과 발행기업 등이 매입해 자금조달을 돕는다. 민간자금과 정부 재정을 결합해 기업의 스케일업을 위한 대규모 자금을 공급한다는 얘기다.
중진공은 이를 위해 지난해까지 총 4874억원의 재정 예산을 투입해 후순위 증권을 인수, 민간 자금 유입을 유도했다. 후순위 증권은 채무불이행 시 상환 순위가 낮은 대신, 선순위 투자자 손실 위험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민간 금융기관의 투자 유인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민간투자자의 유동화증권 인수 참여로 스케일업금융은 정부 재정 투입금액 대비 3배 이상 높은 수준의 대규모 자금을 공급해 왔다. 기업 성장 기반 강화는 물론 민간 시장 투자 활성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자금 조달 지원을 통한 '스케일업' 효과도 구체화되고 있다. 중진공은 2019년부터 2021년 내 스케일업금융을 지원받아 만기가 도래한 기업 중 25개사가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할 정도로 성장했고, 11개사는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국내 유일 코어뱅킹 솔루션 기업 뱅크웨어글로벌은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등 신기술 투자, 신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 2020년과 2023년 스케일업금융의 지원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일본, 중국 등 해외 신규 판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8월에는 코스닥시장 상장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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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중진공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유망 중기업 80개사를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지원했다. 이 기업들은 연평균 매출액 634억원, 평균 종업원 수 70여명, 평균 업력 19년인 성장기 중기업으로 나타났다. 기업당 발행 규모는 약 25억원 수준이었다. 강석진 중진공 이사장은 "올해는 특히 중기업이 중견기업,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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