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시티 이코노미스트 보고서
1차 추경 포함 50조원 재정지출 가정
"조달 방식은 국고채 발행 유력"
기재부 핵심 5대 기능 이관 가능성 높아
상법 개정안 등 기업 지배구조 개혁 속도↑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부터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논의한 가운데 추경이 이뤄진다면 경제성장률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조직 개편이나 기업지배구조 개혁 등도 이 대통령이 공약한 만큼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진욱 시티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이재명 정부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주 묻는 말'에서 "지난달 이뤄진 약 14조원 규모의 1차 추경을 포함한 누적 추경 규모가 최대 5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본다"며 "50조원 규모의 재정지출을 가정한다면 4분기 동안 경제성장률을 0.38%포인트에서 0.77%포인트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2차 추경 규모에 대해선 20조원에서 35조원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내수 진작을 위해 35조원 규모의 2차 추경이 필요하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한 점,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6일 "추가로 20조~21조원이 필요한 게 기본 입장인데, 우리 경제 상황이 더 안 좋아지고 있어 대통령 의지와 정부 재정 여력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힌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달 말이나 8월 초에 2차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해 집행될 것으로 봤다. 이후 8월 말에는 세법 개정안, 내년 예산안, 재정운용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2차 추경의 조달 방식은 국고채 발행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세금을 더 걷는 것과 공공기금 여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번 추경은 대부분 추가 국고채 발행을 통해 조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올해 국고채 총발행 규모는 227조1000억원에서 242조1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발행 평균 규모인 169조5000억원보다 57조6000억원~72조6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기획재정부와 금융당국 개편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의 질문에도 답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기획재정부의 5대 주요 기능을 여러 기관에 분산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기획재정부가 가진 예산 기획은 예산처를 신설해 이관하고, 공공기관 관리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신설되는 재무부가 경제정책, 조세정책, 금융정책 등 세 가지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는 것이다. 기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통합해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하고 금융위가 가진 국내 금융정책은 재무부로 이관하고, 금감위는 감독과 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둔 조직으로 탈바꿈한다고 김 이코노미스트는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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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 개혁에 대해선 상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이달 내로 시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 5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이는 취임 다음 날 바로 이뤄졌으며 이 대통령이 개정안을 취임 이후 2~3주 내로 처리하겠다고 언급했고, (개정안은) 유예 기간 없이 공포 즉시 시행되도록 규정돼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12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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