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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칼럼]트럼프 관세, 결국 실패로 끝날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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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대내 양쪽에서 제동 걸린 트럼프 정책
제조업 부활 및 무역수지 개선 꿈꾸지만
즉흥적이고 엉성한 전개로 성공 확률 낮아

[SCMP 칼럼]트럼프 관세, 결국 실패로 끝날 운명 리처드 자바드 헤이다리안 필리핀 폴리테크닉대 지정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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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왕 크세르크세스가 그리스 침공을 준비했을 때였다. 그의 신하 아르타바누스는 예기치 못한 위험과 군수물자 보급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크세르크세스는 이 조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위대한 성취는 큰 위험을 감수할 때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결국 크세르크세스의 그리스 원정은 실패로 끝났다. 이는 역사학자 존 루이스 개디스(John Lewis Gaddis)의 저서 '대전략론(On Grand Strategy)'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로부터 2000여년이 지난 현재, 또 다른 초강대국의 지도자가 깊은 고민 없이 자신의 뜻을 전 세계에 밀어붙이고 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그는 두 달 전 '해방의 날' 선포와 함께 미국의 대부분 교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성과는 크지 않은 것 같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90일간 유예하기로 하고 영국과 부분적 합의를 이뤘지만, 이 외에는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유럽연합(EU)과의 무역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멕시코와 캐나다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 내에서도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지난달 28일 연방 국제무역법원(CIT)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권한을 남용했다고 판결했고, 항소 법원이 하루 만에 이 판결을 일시 중단시키며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엉성하고 불완전해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에는 미국의 무너진 제조업 기반을 살리고 세계 교역에서의 비중을 늘려 초강대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한 의도가 있을 것이다. 미국 제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1960년대 25% 이상에서 오늘날 10% 이하로 떨어졌으며 수출 비중은 고작 10%에 불과하다. 반면 수입은 계속 늘어 미국 내 경제활동의 약 68%가 소비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자유무역과 세계화는 금융산업 및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기업들에 엄청난 부를 안겨줬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미국은 경쟁력을 잃고 중국 등 강대국에 상당 부분 따라잡히고 있다. 겉보기에 혼란스러워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위기에 처한 미국 경제의 근본을 다시 세우려는 시도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전술은 너무나 파괴적이고 스스로를 해치는 경향이 있다. 마치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미국에서 통과된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이 보호무역주의로 미국을 더욱 침체에 빠뜨리고 국제 갈등도 키운 것처럼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때로 시간을 되돌리면서 그간 힘들게 쌓아온 타국과의 무역 관계를 후퇴시키고 있다.


'해방의 날'에 발표된 관세 리스트는 사람이 살지 않는 섬에도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비합리적인 기준으로 작성돼 비웃음을 샀다. 이에 미국 주식과 채권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던 금융계 엘리트들도 등을 돌렸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 공세를 일부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무리한 접근방식의 부작용을 인식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휴전을, 영국과는 부분적 합의를 맺었다. 또 인도와는 일종의 절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일본, 유럽 등 주요 동맹국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면서 전 세계에 경제 위기 우려와 불확실성이라는 악순환을 반복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전술적으로 너무 즉흥적이라 성공 가능성이 작다. 최근 미국의 절박한 경제 상황을 가장 잘 대변했던 인물은 바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인데, 그는 레이건 전 행정부 시절부터 활동한 베테랑 무역협상가로 트럼프 1기 정부 때 대표적인 무역 매파로 불렸다. 그의 제자인 제이미슨 그리어가 현재 USTR을 이끌고 있다.


라이트하이저는 미국이 20조달러에 달하는 자산(부채, 주식, 부동산 등)을 '약탈적인 경쟁국들'에 빼앗겼으며, 이제 이 국가들이 해당 자산뿐만 아니라 미국의 미래 소득까지 차지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과 아시아 경쟁국들의 왜곡되고 불균형적인 산업 정책이 시장 원리에 의한 자원 배분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라이트하이저가 내놓은 해법은 단순한 관세 부과 그 이상이었다. 그는 중국을 고립시키는 한편 협조적인 동맹국에는 보상을 주며, 유사한 가치관을 가진 국가들끼리 안정적인 무역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층적 지정학적 공급망 블록'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반세계화 전략'을 수용했지만, 그로 인해 발생할 새로운 무역 질서를 설계하고 조율할 수 있는 외교적 감각은 부족해 보인다. 핵심 동맹국을 상대로 무리한 요구를 하며 국가 간 공조 가능성을 스스로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금의 미국은 이런 전략을 추진할 만큼 충분한 힘을 갖고 있지도 않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책이 중국이나 유럽 어느 쪽에도 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과 일본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작정 양보할 여지가 거의 없다. 캐나다와 호주 또한 반트럼프 성향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과 거리두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경제 및 군사 강국이지만, 대외적 영향력과 경제적 무게감은 수십 년간의 외교 실수와 정치적 마비 속에 점차 약화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이론상으로는 의미 있을지 모르지만, 2000년 전 크세르크세스의 무모한 결정에 따른 결과처럼 전략 전체가 실패할 수 있다.


리처드 자바드 헤이다리안 필리핀 폴리테크닉대 지정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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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칼럼 Sound strategy or not, Trump's tariffs are doomed by poor execution을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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