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활유 누유가 원인…관광객·주민들 '불안'
도 “즉시 조치 지시…현재 가동 중단 상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에 위치한 풍력발전단지 내 발전기가 윤활유로 추정되는 물질로 오염된 채 방치돼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안전성 우려마저 낳고 있다. 해당 풍력발전기는 민간 사업자가 운영 중이다.
문제가 된 풍력발전기는 덴마크 베스타스(Vestas)사에서 제작된 3메가와트(MW)급 설비로, 높이 130m에 날개 하나의 길이만 약 40m에 달한다. 발전기 가동 시 날개 끝 속도는 시속 80km에 이르며, 이로 인해 일반인의 접근은 통제되는 구역이다.
그러나 날개와 타워 전면에 검은 오염물질이 말라붙은 흔적이 뚜렷해 이 일대를 지나다니는 관광객과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장기간 방치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주변 지역을 자주 지나는 도민 A씨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검은 얼룩이 있었다"며 "기름이라면 환경문제가 될 수 있고, 부식이라면 구조 안전상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3일 "해당 발전기 내부의 러셀 기계장치에서 윤활유가 누유돼 날개와 타워 하부까지 흘러내린 상태다"며 "운영사 측에 신속한 조치를 요구했고, 현재 발전기는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고장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제조사 측에 점검을 의뢰했고, 시정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상황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또 "3년 주기로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정기 안전 점검이 이뤄지며, 매년 도와 민간업체가 합동점검을 시행하고 있다"며 "제조사 매뉴얼에 따른 정기점검 여부를 확인하고, 안전 조건에 어긋날 경우 발전기 가동 중지 등 강력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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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주도는 '탄소 없는 섬 2030' 계획에 따라 풍력과 태양광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풍력발전 설비의 유지·관리 체계에 대한 신뢰 확보가 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박창원 기자 capta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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