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 주관 라운드테이블에 한국 고위급 첫 공식 참석
대규모 투자·환경 논란 여전…사업성 검토 병행할 듯
정부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둘러싼 전략적 탐색에 본격 착수한다. 내달 2일부터 열리는 '제4차 알래스카 지속가능한 에너지 콘퍼런스(Alaska Sustainable Energy Conference)'에 참석해 사업 진척 상황을 직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이 이 콘퍼런스 미국 에너지부 주관 라운드테이블에 공식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에선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리 젤딘 환경보호청장 등 에너지·환경 주요 부처 수장 등이 참석한다.
우리 정부가 이번 콘퍼런스에 고위급을 보낸 것은 LNG 사업 참여 여부를 둘러싼 관망에서 탐색 단계로의 기조 전환으로 풀이된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약 440억 달러 규모로, 알래스카 북부의 북극권 천연가스를 액화해 남부 니키스키 항까지 약 1300km 파이프라인으로 운송한 뒤, 이를 아시아에 수출하는 구조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친화적인 에너지 공급국 확대를 내세우면서, 동맹국 중심의 수출 확대 전략의 핵심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우리 정부 내부에서는 "다른 국가도 이미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만 참여하지 않을 경우 향후 협상 지렛대를 잃을 수 있다"는 기류가 강하게 감지되고 있다. 산업부도 이미 비공식 채널을 통해 사업성 검토를 시작한 상태다.
대만 국영 에너지기업 CPC는 알래스카 측과 수개월째 공급 조건 등을 논의 중이며, 일본은 JERA를 비롯한 복수 기업이 프로젝트 초기 투자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내달 콘퍼런스를 통해 미국 측의 실질적 요구사항과 투자구조, 공급가격 등을 파악한 뒤 정부 차원의 입장 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아직 상업적 확실성을 확보하지 못한 사업이다. 공사비 규모가 크고, 미 서부 해안을 우회하는 해상 물류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유럽 중심의 LNG 시장 재편 속에 경쟁력이 낮다"는 지적도 지속돼 왔다.
이번 콘퍼런스가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표방하는 만큼, 미국 측이 탄소중립·재생에너지 연계 전략 등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알래스카는 풍력·수력·태양광 등 다양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LNG 사업을 '전환 에너지' 또는 '청정 수소 생산'과 연결하는 방식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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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장기적 공급 다변화 차원에서 옵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회의는 공급 안정성, 환경성과 수익성을 모두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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