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학업 중단 유학생 생기면 日대학 수용"
홍콩 "홍콩에서 공부하는 것 환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하버드대의 외국인 학생 등록을 막으려는 시도에 이어 학내 외국인 학생 명단과 국적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등 초강경 조치를 내놓은 가운데, 일본과 홍콩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로 인해 배제된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섰다.
2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은 미국의 외국인 학생 등록 차단 조치로 학업을 중단해야 하는 하버드대 유학생이 발생하면 일본 내 대학에서 수용하는 등 지원 방안을 검토하도록 각 대학에 요청했다. 일본인 이외 다른 나라 출신 하버드대 유학생도 일본 내 대학에서 수용하는 대상에 포함할 방침이다.
아베 도시코 문부과학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욕과 재능이 있는 젊은이들의 배움을 보장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하면서 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문부과학성 산하 독립 행정법인인 일본학생지원기구(JASSO)가 각 대학으로부터 의견을 취합해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도쿄대는 하버드대 유학생을 한시적으로 수용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하버드대 유학생들에게 일부 수업을 청강할 기회를 제공하고, 향후 하버드대 복귀나 다른 대학 진학 시 학점을 인정받도록 이수 증명서를 발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정부도 하버드대 유학생 유치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홍콩대와 홍콩중문대, 홍콩과기대 등 8개 대학교육자조위원회(UGC) 지원 대학과 함께 유학생들이 홍콩에서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책에 영향을 받아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데 어려움에 직면한 학생이라면 누구든 홍콩에서 공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리 장관은 "홍콩 특별행정구가 하버드 동창회와 연락·협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미 외지 학생 입학 비율을 20%에서 40%로 올렸으나 필요하다면 이 비율을 더 높이는 것도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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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하버드대의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tudent and Exchange Visitor Program·SEVP) 인증 취소를 하버드대에 통보했다. SEVP는 유학생 비자 등을 관리하는 국토안보부의 프로그램으로, 대학들은 SEVP의 인증이 있어야 외국인 학생 등에 유학생 자격증명서(I-20) 등을 발급할 수 있다. 다만 현지 법원이 이틀 뒤인 23일 인증 취소 효력 중단을 요구한 하버드대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하버드대 외국인 유학생과 교환 방문자 비자를 소지한 연구자들은 재판 기간 체류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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