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포로 2명, 러-우 포로교환서 제외돼
우리 측으로 귀순 의사를 밝혔거나 고민 중인 북한군 우크라이나 포로 2명이 러시아-우크라이나의 포로교환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군 포로라 할지라도 대한민국 헌법 제 3조에 따라 이들은 명백한 우리의 국민"이라며 "이들이 대한민국 자유의 땅을 밟을 수 있도록 끝까지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27일 유 의원 측이 우크라이나 소식통으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 1월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붙잡힌 북한군 출신 리 씨와 백씨가 러시아-우크라이나 포로 교환 명단에서 제외됐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23~25일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인 각기 1000명씩의 포로 교환을 실시한 바 있다.
최근 북한이 종래의 입장을 뒤집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공식화한 상황임에도 해당 포로들이 포로교환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다. 유 의원에 따르면 또 다른 우크라이나 측 소식통은 "이들이 이번 포로 교환에서 제외된 것은 한국 정부의 요청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화답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방문, 리 씨와 백씨의 상황을 확인한 바 있다. 유 의원에 따르면 리 씨는 한국으로의 귀순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백씨 또한 심경의 변화를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유 의원은 "우리 정부는 '당사자가 원하면 전원 수용하겠다'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고, 우크라이나 또한 이에 '협조하겠다'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지만 현실은 아직 이들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각국의 첨예한 이해관계와 복잡한 정치적 셈법에 발이 묶인 채 이러다 이들이 북한으로 송환되는 것 아니냐는 절박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유 의원은 이어 "하지만 이들은 헌법 제3조에 따라 이들은 명백한 우리의 국민이며,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지키는 일은 어떠한 외교적 고려보다 앞서야 할 국가의 책무"라며 "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일은 단순히 인도주의를 넘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인권의 가치를 어떻게 실천하는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되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우리 정부 당국에 간곡히 요청한다"라면서 "현실이 어렵더라도 이들이 대한민국 자유의 땅을 밟을 수 있도록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해달라"고 호소했다.
유 의원은 이날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북한군 포로 리 씨의 추가 육성을 공개했다. 유 의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리 씨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포로 교환으로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와 관련 "아마 지금 내가 포로 신세가 돼서 교환을 해서 조국(북한)에 간다고 하면…부모는 벌써 (처형되고) 없을 것"이라면서 "그것을 생각하면 종일 기운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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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은 "(리 씨가)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 자신과 자기 부모님의 비극적 최후를 이미 예감하고 있는 것"이라며 "리 씨의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로 남지 않도록, 이제 대한민국이 응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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