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19일 증권가는 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예고된 강등이었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이유로 재정 리스크를 지목했다. 재정적자와 부채가 증가하고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도 현저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다만 증권가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금융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2023년 8월에 이미 '부정적'으로 내린 뒤 이번에 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무디스사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미국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지만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국 재정 리스크가 이미 알려진 악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P는 2011년 8월에, 피치사는 2023년 8월에 미국의 최고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바 있어 이번 무디스사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새롭거나 예상치 못한 악재가 아니다"라며 "현시점에서 금융시장의 급격한 조정을 유발시킬 수 있는 큰 악재, 즉 관세 리스크가 소강 국면에 진입해 있어 신용등급 하향 조정 파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신용등급 강등이 2023년말 이미 예고된 바가 있고 조정 배경이 여타 신평사의 과거 하향 조정 사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이전 사례 대비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박상우 DB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지만 은행의 자본 규제나 담보 관리 측면에서 Aaa와 Aa1 등급은 동일하게 취급된다"며 "미국 국채 수요에 대한 기술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은 "최근 코스피 지수는 저점 대비 주가 회복이 빨랐다는 점에서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단기 차익 실현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존재한다"며 "단기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신정부 정책 기대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주가 조정 폭 및 기간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 뜨는 뉴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채권시장에 대해 "이번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이 새로운 이슈는 아니라는 점에서 단기 변동성 확대는 제약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채 수요가 확대될 수 있는 이벤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상방 리스크에 수시로 노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