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대형 화재…완진까지 수일 걸릴 듯

생고무 20t 불붙어 확산
공장 일부 붕괴, 직원 1명 부상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송보현 기자

광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17일 오전 대형 화재가 발생해 진화 작업이 장시간 이어지고 있다. 소방 당국은 공장 내부에 쌓여 있던 고무류의 특성과 구조 등을 고려할 때, 완전 진화까지 수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시와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1분께 광산구 어등대로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련 공정동에서 불이 났다. 화재는 타이어 원료로 쓰이는 생고무 약 20t이 저장된 공간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무는 가연성이 높고 연소 시간이 길어 소방 당국은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은 공장 내 적재물이 전소되어야만 완전 진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장에 투입된 인력은 167명, 장비는 소방 헬기를 포함해 65대다. 여기에 중앙 특수구조대가 지원한 대용량 방사 시스템도 가동 중이다. 이 장비는 분당 최대 4만5,000ℓ의 물을 분사할 수 있다.

화재 현장에서 유독가스와 분진이 다량 발생하면서 광주시는 인근 주민 보호를 위해 마스크 8천500개를 긴급 지원했다. 또, 소방 용수 부족에 대비해 인근 주민들에게 일시적인 수도 사용 자제를 요청했다.

이번 화재로 공장 내부에 있던 20대 남성 직원 1명이 연기를 피해 달아나던 중 다리 골절상을 입고 약 40분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화재 발생 3시간여 만인 오전 10시 30분께 최초 발화 건물 일부가 붕괴한 데 이어, 10시46분쯤 2차 붕괴가 이어졌다. 당시 내부에 진입해 있던 소방대원들은 일정 시간 후 모두 철수했으며, 추가 인명 피해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정련 공정동 옆에 위치한 제2공정동은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되어 있어 외부 방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소방 당국은 굴착기를 동원해 지붕을 뜯은 뒤 내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당국은 화재가 진압되는 대로 정확한 화인(발화 지점)과 원인,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소방 관계자는 "화재 규모와 구조물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완전 진화까지 3~7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